신체화 현상/성격 Somatizing Phenomenon/Personality
제 한의원을 한방치료로 찾는 많은 분들이 신체화 현상을 겪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신체화 현상은 정신적인, 감정적인 문제들이 해소되지 못하고 신체적 증상과 병리로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신체화하는 성향을 가진 분들은 자신의 정서를 파악하고 언어로 표현하며 해소하는 부분에 막힘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신을 압도하고 혼란하게 하는 내적 고통과 갈등을 생각하거나 너무 깊이 느끼지 않으려고 하는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모든 기억은 완전히 배제되거나 파괴되는 경향도 보입니다.
신체적 증상이 상징적 의미를 갖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증상이 나타나는 신체의 부위나 증상의 특성에 심리적 이유가 담겨있으며 그 이유가 소멸될 때 증상 또한 소멸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서는 별개의 신체적 증상 자체가 문제가 됩니다. 개별적 신체적 증상이나 질환을 치료하는 것도 그 자체로 중요하며 정신적 병리의 해소와 맞물려 있다는 것입니다.
신체화 현상이 발달하는 기제를 엄마-아기의 관계에서부터 살펴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적절히 안정적인 환경과 부모의 돌봄 속에서는 아기의 정신과 신체의 영역 psyche-soma이 자연스럽게 조합을 이룹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환경일 때, 즉 외부로부터의 충격 impingement이 존재의 연속성 continuity of being을 반복적으로 깨뜨리게 되면, 아기는 자신의 정신적 기능으로 엄마를 대체하고 불필요하게 만들게 됩니다. 엄마로부터 오는 돌봄이 항상성이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는, 아이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기가 통제가능한 자신의 마음이나 정신만을 사용하다 보니 지적인 기능만 발달됩니다. 결국 정신-몸 psyche-soma의 통합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정신과 지적인 마음으로부터 몸 soma은 소외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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