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애적 성격 Narcissistic Personality과 치료사례 (2)

이해와 공존은 다른 문제였습니다. 그녀가 오는 날이면 하루 전날부터 저는 이미 신경이 예민해지고 어떤 일이든 생겨서 회기가 취소되기를 바라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그녀가 회기를 취소하는 날이면 저는 편한 마음으로 받아들였으나, 정작 제가 일정이 있어 취소해야 할 경우는 난감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녀는 저의 치료자로서 자질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하루는 저의 사정으로 회기를 취소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그녀에게 했습니다. 그녀는 짜증을 내며 “왜요? 또 강의가 있으세요?” 하고 날카롭게 물었습니다. 그날은 강의로 인한 것이 아닌 개인적 이유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러자 역시나 개인적 사정으로 분석시간을 쉽게 변경하시냐는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한순간에 파노라마처럼 많은 것이 제 머릿속을 스쳐갔습니다. 그녀가 필요로 할 때면 기꺼이 시간을 조정해 주려고 애를 썼고 그렇게 늘 배려해도 그녀는 언제나 자신의 편의 외에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아직 그러한 내용을 직면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기에 저는 늘 말을 삼키던 터였습니다. 그런데 저에게 그녀가 무책임하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심장이 심하게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잠시 멍하게 있었습니다. 이 순간 말로써 따져 묻거나 화를 내어버리는 것은 그녀를 겪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법한 반응이었습니다. 그러나 치료자가 직업인 저에게는 정당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녀에게 고통을 일으키는 이런 상황과 감정을 함께 겪고 다루기 위해 그녀와 작업해 나가기로 합의하고 약속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녀와의 치료를 포기해버리고 싶은 마음과 화는 이해되어야 할 감정이었지 행동해야 할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그녀의 말처럼 무책임한 분석가가 되어버릴 수 있는 기로에 제가 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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