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애적 성격 Narcissistic Personality과 치료사례 (1)

영선 씨는 한국에서 정신분석 수련 때문에 찾아온 경우였습니다. 30대 후반인 그녀는 심리학과 미술치료를 전공한 경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첫 시간에 그녀는 자신의 경력을 진지하게 설명하고 저를 어느 분석가로부터 소개받았는지, 그 분석가로부터 분석을 받고 싶었지만 사정상 할 수 없이 저에게 오게 되었다는 것까지 길게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초반부터 영선 씨의 팽창된 자기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의 존재는 ‘더 뛰어난’ 누군가와 끝없이 비교되었고, 만나는 시간, 요일, 회기의 비용과 같은 틀을 세우는 것 또한 무척이나 까다로웠습니다. 그녀가 가능한 시간대에 제가 맞출 수 없는 것에 대해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였고 비용에 대해서도 자신이 현재 감당가능한 수준에 맞춰줄 것을 요구하는 태도였습니다.

저는 잠시 멈추고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이 사람과 함께 작업하고 싶은 끌림과 의지가 있는지를 말입니다. 제가 이 사람을 전혀 좋아할 수 없다면 그녀에게도 저에게도 이 분석과정은 고역이 될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그녀를 향한 짜증스러운 역전이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더 알고 싶은 호기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비용에 대해서 서로를 함께 배려하는 수준으로 정할 수 있겠냐고 물었고 다행히 그 점에서 합의를 이루었습니다.

시작은 되었으나 어느 한 회기도 까다롭지 않은 때가 없었습니다. 그녀는 늘 자신에 대해 쉬지 않고 이야기하다 가도 제가 조금이라도 그녀를 소홀히 대한다는 느낌을 받으면 제가 사용한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파고들었습니다. 저는 몸과 정신이 옥죄어 오는 것 같은, 그녀에게 철저하게 갇히는 느낌을 계속 받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어떤 경험을 하고 성장했을까 하는 의문이 커져갔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교수, 어머니는 화가였습니다. 두 분 모두 바빴지만 영선 씨의 학업능력과 미술적 재능에 대해 자랑스러워하고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조금씩 세부적인 내용을 질문하면서 드러난 것은 부모님이 영선 씨가 뛰어난 재능을 드러내는 경우 이외에는 어린 영선 씨의 일상에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엄청난 찬사의 순간이 있다가 이내 그녀는 홀로 버려졌습니다. 다시 찬사와 자랑거리의 대상이 되었다가 공허함 속에 남겨지는 생활의 반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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