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적 성격 Depressive Personality과 치료사례 (2)

A 씨는 우울적 성격 Depressive Personality을 가지고 있었으나 정신적 ‘우울증’이 두드러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자신을 돌보지 않고 우울을 회피하면서 온몸으로 증상이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에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으나, 아버지께서 곧 재혼하셨고 자신은 별문제 없이 컸다는 것이 A 씨의 표현이었습니다. 부모님은 늘 바쁘셨고, 오빠가 있었으나 나이 차이가 커서 별로 가깝지 않다고만 했습니다. A 씨는 미국으로 유학을 와서 공부를 마치고 한국인 유학생 친구와 결혼했고 서로 전문직에 종사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도 둘을 낳아 잘 기르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A 씨의 몸 곳곳에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자궁, 난소질환이 모두 있었으며, 늘 요통, 복통과 소화불량에 시달렸습니다. 몸은 자주 붓고, 잠은 깊게 들지 못했습니다. 병원에서의 검진 결과는 여성질환 이외에는 다른 문제를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복진을 해보면 복벽에 힘이 없고 배가 전체적으로 부풀어 있었으며 배꼽 주위가 차고 압진시 통증이 심했습니다. 상체에 비해 하체는 가늘고 약해지면서, 서고 걸을 때 골반과 다리가 어정쩡한 자세가 되곤 했습니다. 그리고 A 씨는 타고난 장부의 힘의 크기를 볼 때, 간의 기운이 가장 크고 폐의 기운이 가장 작은 서열 구조를 가진 태음인, 목양체질이었습니다.

A 씨는 몸의 문제만 치료하면 된다는 신념이 강했기에, 일단 체질을 기본적으로 고려해서 음식과 생활방식을 교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전체 증상을 분석해서 침과 한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침과 한약으로 몸에 치료적인 힘이 깃들면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저와 대화를 나눌 때, A 씨는 훨씬 많은 기억과 감정을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는 몸을 치료할 때 몸에 묻혀 있는 감정과 기억들이 반응하고 풀려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저는 환자들과 수시로 이런 상황을 경험합니다. 하루는 A 씨가 친엄마가 돌아가신 것을 제대로 슬퍼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아버지도 새엄마도, 오빠도 모두가 바쁘게 아무 일 없는 듯이 살았고, 친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울면서 배가 쥐어짜는 듯이 아프다고 했습니다. 울음소리가 나지 않게 하려고 애쓰던 그녀는 자신의 만성적인 통증 이면에 숨겨진 슬픔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불쑥 던졌습니다. 그녀의 자발적인 인식은 우리가 성공적인 치료과정을 밟아가는 데 중요한 첫걸음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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