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IT PRO LAW – 칼럼
대니얼 윤 변호사의 <법률상식 생활상식> (32)
미국-한국 크로스보더 상속·자산 설계 (1) – 왜 ‘한 나라 설계’로는 부족한가
한국에 재산이 있다면 미국 유언장·트러스트만으로는 부족… 두 나라의 법과 세금을 함께 살펴야
(문) 영주권자로 시애틀 지역에 20년 넘게 거주하고 있습니다. 몇 해 전 미국에서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리빙 트러스트와 유언장을 만들어 두었기 때문에 상속 준비는 어느 정도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서울에 계신 부모님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여러 가지 걱정이 생겼습니다. 저는 서울에 작은 아파트 한 채와 은행 예금을 가지고 있고, 부모님으로부터 훗날 적지 않은 재산을 물려받게 될 상황입니다. 미국에서 만들어 둔 트러스트와 유언장이 한국에 있는 제 재산과 부모님으로부터 받을 재산까지 알아서 정리해 주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아니라면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까요.
(답)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미국에서 만든 트러스트와 유언장만으로 한국에 있는 재산까지 자동으로 정리되지는 않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각각 자기 나라 안에 있는 재산에 대해 자국의 법과 절차를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두 나라에 걸쳐 재산이나 가족이 있는 분들은 ‘한 나라 설계’가 아니라 ‘두 나라를 함께 보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우선 재산의 위치가 중요합니다. 한국에 있는 부동산은 원칙적으로 한국의 법과 등기 제도에 따라 이전됩니다. 미국 트러스트에 ‘내 모든 재산’이라고 적어 두었더라도, 한국의 등기소가 미국 트러스트 서류만 보고 아파트 명의를 옮겨 주지는 않습니다. 한국 부동산을 상속인에게 넘기려면 한국의 상속 절차나 유언, 등기 과정이 별도로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으로 상속의 ‘규칙’ 자체가 다릅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는 유류분(遺留分)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유언으로 특정 자녀에게 재산을 몰아주더라도 다른 상속인이 법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몫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미국, 특히 워싱턴 주의 상속 설계에 익숙한 분들이 예상하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이런 한국법 쟁점은 저희 로펌의 한국-미국 변호사인 조윤진 변호사가 별도의 칼럼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세금도 두 나라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미국에는 연방 상속·증여세(2026년 기준 1인당 약 1,500만 달러까지 면제)가 있고, 한국에는 별도의 상속세·증여세(최고 세율 50%)가 있습니다. 어느 나라 세금이 적용되는지는 재산의 위치, 그리고 돌아가신 분과 물려받는 분이 각각 어느 나라의 ‘거주자’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두 나라 세금이 같은 재산에 겹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끝으로, 미국 시민권자·영주권자에게는 한국의 재산과 계좌에 대한 ‘신고 의무’가 따로 있습니다. 세금을 낼 것이 없더라도 해외 금융계좌 신고(FBAR) 같은 정보 신고를 하지 않으면 뜻밖의 큰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크로스보더 상속은 재산의 위치, 각 나라의 상속 규칙, 두 나라의 세금, 그리고 신고 의무까지 함께 짚어야 하는 복합적인 문제입니다. 앞으로 이 지면을 통해 한인들이 가장 자주 부딪히는 미국-한국 크로스보더 상속·자산 문제를 하나씩 풀어 가겠습니다. 두 나라에 재산이나 가족이 있으시다면, 미국과 한국 양쪽을 함께 아는 전문가와 상의해 지금의 설계를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문의: 425-510-1671~4, admin@summitprolaw.com
알림: 이 칼럼의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지식에 대한 안내를 목적으로 하며 특정한 케이스에 대한 구체적인 법률적 자문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개별 케이스에 대한 조언은 법률 전문가와 직접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글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
경력: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Catholic Univ of America 법학박사, (전)New York Life Corporate Vice President, (전) 워싱턴 한인상공회의소 이사장, Summit Pro Law 대표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