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당뇨병
당뇨병이란 소변으로 포도당이 배출된다고 하여 붙혀진 이름입니다. 정상인의 경우 소변으로 당이 넘쳐나지 않을 정도로 좁은 범위에서 혈당이 조절 되는데, 여기에는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중요한 작용을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인슐린이 모자라거나, 인슐린이 제대로 일을 못하게 되면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아 지게 되고 이러한 상태를 당뇨병이라 부릅니다. 그러나 당뇨병이 무섭다고 하는 것은 실제로는 당뇨병으로 인한 광범위하고 심각한 합병증 때문이며, 더욱 두려운 사실은 오랜 기간 증상을 느끼지 못한채 진행 되고 있다가 어는 순간 되다가 합병증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야 자각을 하게 되는데 이때는 이미 돌이키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혈당이 정상 범위보다 높은 상태를 지속하게 되면, 마치 산성도가 높은 물이 파이프의 내부벽면을 부식 시키듯이, 온몸의 혈관 벽을 파괴하고, 혈류를 막게 되어 주변의 신경과 세포들이 정상적인 기능을 못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신장이나, 발, 망막 등, 혈관이 밀집한 기관의 세포에 괴사를 일으키게 되는 데, 고혈당은 미세혈관 뿐만 아니라 심장이나 뇌혈관 동맥의 혈관벽도 부식 시키고, 혈류를 막게 되어 동맥경화,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일으키는 주요 위험요인이 됩니다.
과거, 당뇨병은 선천적이면서 주로 어려서 발병하는 제1형 당뇨가 주류였으나, 최근 들어 나이가 들면서 발병하는 제2형 성인당뇨가 95%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경우 1971년과 1997년에 조사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26년간 0.91%에서 8.5%로 10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현재 한국의 당뇨병 비율은 대략 10%수준 (400만명)으로 보고 있습니다.이는 비만에 의한 이중고를 겪고있는 미국의 6.4%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치이며 60세 이상의 사람들은 25%, 즉 4명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전 국민의 1/3이 비만 환자인 미국의 경우, 한해 100만 명 이상이 새롭게 당뇨병 진단을 받으며, 지난 10년간 약 40% 증가하여 현재 1600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연간 9만 명이 다리 절단 수술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러한 심각성을 자각한 미국의 주요 보건 기관인 NIH(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와 CDC(CENTER OF DISEASE CONTROL)에서는 공동으로 NDEP(NATIONAL DIABETIES EDUCATIONAL PROGRAM)라는 대국민 홍보계획을 통하여 당뇨병의 심각성과 생활습관 관리의 중요성을 대대적으로 인식시키고 있습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당뇨환자가 1억7천만을 초과하고 있으며, 세계당뇨연맹은 20년 후에는 3억6천만 명을 넘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당뇨의 원인은 인슐린의 분비기능과 더불어 인체 각 기관들이 인슐린을 감지하여 혈당을 흡수하게 하는 자동제어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인데, 당뇨를 과거에 부자 병, 임금님 병이라고 부르던 것과 마찬가지로,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고, 육체적 활동을 최소한으로 하는 현대인의 생활습관이 그 근본적인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편, 미국의 경우, 당뇨병의 발병이 주로 비만에 의한 것인데, 한국인 등 아시아 인종의 경우에도 비만형 당뇨환자가 매우 많습니다. 한 예로 하와이 이주 한국인의 당뇨실태를 연구한 결과, 비슷한 생활습관을 할 경우, 백인의 3배에 달하는 발병율을 보인다고 하니, 그야말로 한국인의 소위 “현대적 생활습관”에 경종을 울려야 마땅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