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듯한 목마름 – 구강 건조증(Xerostama)
시애틀의 겨울답지않게 올해는 비가 오지 않는 날이 참 많습니다. 간만에 보송보송한 겨울을 보내자니 참으로 기쁜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쩐지 시애틀의 겨울은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거리를 바라보면서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을 해야 할 것만 같은 아쉬운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많은 환자분들께서 목이 몹시 타는 듯 입안이 마르는 느낌을 호소하시는 경우가 부쩍 늘었는데요, 이렇게 침(타액) 분비에 이상이 생겨 입안이 마르는 현상을 흔히 Dry Mouth 혹은 구강건조증(Xerostama)이라고 합니다.
요즘처럼 공기가 건조한 경우나, 중요한 일을 앞두고 긴장을 하는 경우와 같이 일시적인 경우도 있지만, 입안이 마르는 구강건조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충치가 생기기 쉽고 입냄새를 유발하는 등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번 칼럼에서는 겨울철에 특히 많아지는 구강건조증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함부로 침뱉지 마세요
–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침(타액)의 역할
침(타액)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많은 분들께서 어쩐지 지저분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으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조금은 더럽게 생각하기 쉬운 침(타액)이 실제로는 우리의 구강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하루에 약 1.5리터 정도 분비하고 다시 마시게 되는 우리 입안의 침은 99%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입속으로 들어오는 음식물을 적셔주고 그 안에 포함되어 있는 효소를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침은 치아와 구강점막의 미생물, 음식 찌꺼기등을 세척해주고, 구강내의 산과 알칼리로부터 치아를 보호하면 그것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 점막 세포를 보호합니다. (이것은 마치 위 점막이 위를 위산으로부터 보호하는 작용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침에는 AIDS 바이러스 전염을 억제하는 단백질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인체에 무해한 박테리아의 활성화를 도와 잇몸병이나 충치를 예방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만약에 우리 입안에 침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음식물을 넘기기도 쉽지않고 시시때때로 구강 질환에 시달리는 불행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알고보니 이렇게 중요한 침(타액)의 역할. 이제 길거리에서 함부로 침을 뱉는 분들은 없으시겠죠? 침을 뱉으면 거리도 더러워지고, 보기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순간 우리의 구강 건강을 책임지는 고마운 파수꾼을 스스로 뱉어버리는 셈이 되니까요.
2. 구강건조증의 원인
그렇다면 이렇게 침(타액)의 분비에 이상을 초래하는 구강건조증의 원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먼저, 유행성 이하선염이나 급성세균성 타액선염과 같이 침샘이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등에 감염이 되어 수송관이 막히는 경우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또한, 침이 분비되는 침샘관에 칼슘과 같은 결정체가 생기는 침샘관 타석증이 있을 수 있겠구요.
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약물 복용’이 구강건조증을 들 수 있겠습니다. 특히 항히스타민제나 정신과 약물은 심한 구강건조증을 일으키고, 고혈압 치료제나 이뇨제등에서도 구강건조증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한, 목부분에 방사선 치료를 할 경우에 타액선을 파괴시켜 침의 분비가 억제 되기도 하고, 여러가지 요인으로 심리적인 문제가 있을 때도 일시적인 구강건조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또한, 어린아이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구강호흡 (입으로 숨쉬는 것)의 경우 이것이 지속되면 침의 분비량이 적어져 자연스레 충치의 발생빈도가 높아지기도 합니다.
더우기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구강건조증은 입안의 염증을 발생시키는 구내염으로 진행되기가 수비고, 심한 경우에는 미각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 미각장애 증상을 보이게 될 수도 있습니다.
3. 입안이 마르는 것을 예방하려면…
그렇다면 이런 구강건조증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기본적으로는 구강건조증을 유발하는 이유를 찾아 개선해야 하지만, 약물복용과 같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평소에 의식적으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나 차, 탄산음료, 술, 담배등을 피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입술에 수시로 보습제를 사용하여 입 주변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고, 수면시에는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평소에 턱밑과 양쪽 뺨을 자주 마사지 하여 침샘 주위를 자극하는 것도 도움이 되고, 수시로 양치를 하고 정기적으로 치과에 내원하여 불소도포 치료를 받는 등 충치 예방과 잇병 예방을 위해 신경을 쓰셔야합니다.
즐거운 명절과 새로운 2012년을 앞두고 있는 시점입니다. 평소에 꼼꼼하게 구강 관리 하셔서 반가운 친지와 친구들과 함꼐 맛있는 음식도 마음껏 나누고 다가오는 새해를 건강하게 맞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