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건강 (중독과 환상 결혼)

우리들이 결혼생활 중 서로의 환상이 깨어지는 경험을 5년 내지 7년 후에 하게 되는데
이를 상담심리학에서는 7년의 가려움증(7year itch) 이라고 부릅니다.
사실 이러한 상대방의 실체를 파악하게 되는 시점에야말로 처음 이를 통해 진정한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하는 사랑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일 수도 있습니다.

결혼 전 까지 ‘환상’을 꿈꾸며 살며 현실에 대한 평가능력이 부족한 우리들은 이렇게
상대방에 대한 현실을 발견하는 과정 중 겪게 되는 고통에서 헤어나기가 힘들게 됩니다.
특히 자라면서 어떤 이유에서든 부모로부터 친밀한 사랑 (자신을 그대로 받아주는
무조건적 사랑관계) 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환상’의 깨어짐은 더욱
감당하기가 힘들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결혼전의 불행을 결혼 후의 삶을 통해
‘보상’을 해보려는 욕구가 다른 사람들보다도 강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결혼 전에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생활을 경험한 사람은 결혼에 대한
‘환상적 기대를 그다지 하지 않으며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어떠할까요?
어려서 부모, 형제와의 적당한 정도의 사랑과 정서적 교감을 경험하며 성공적으로
이수한 성인들은 자신들의 건강한 자아의식, 자긍심을 얻어가지고 완전하지는
않지만 비교적 건강한 상대자와 만남을 통해, 서로 못다한 성장을 격려로 위로해가며
결혼생활을 영위해 갈 수 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결혼생활 중에 필수적으로 겪게 될 상대방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경험 후에도 결국은
자신의 ‘자긍심’을 바탕으로 결혼생활을 비교적 커다란 풍파 없이 영위해 나가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자긍심’이란 자기자신 혹은 자신이 관계한 모든 사람, 직장,
그리고 가정과 자녀를 가치 있고, 귀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예를 들어 어떠한 일에 종사하여도 그 일을 통하여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가 보다
자신의 일을 즐기며, 보람을 얻는 일에 더 관심을 가지는 마음의 태도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배우자가 육체적 학대, 중독문제, 혹은 경직적이고 독재적인 성격문제로 자신을
괴롭히는 경우를 제외하면은 결혼생활에서의 행복과 궁극적인 성공의 여부는 결국
상대방의 매력의 유지 때문이라기 보다는 상대방의 실망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유지해 갈 수 있는 ‘자긍심’에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부부간의 성격상의 문제는 특히 인간이 어려서부터 성장하여 거치게 되는
여러 발전의 단계를 순조롭게 극복하지 못함으로써 해서 가지게 된 상대방과의
관계상의 어려움을 주는 성격을 말합니다. 우리는 육체의 아픔을 치료할 때 단순히
육체라는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육체의 아픔을 통해서 오는 들려오는’ 마음의 메시지’
(나의 삶 어디에서 불균형이 왔을까? 나에게 어떤 부분이 필요한가?) 에 귀를 귀울릴
때 치료의 전환점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혼이 팽배한 미국에서는 미래의 결혼생활의 걸림돌을 미리 알아내기 위해
‘결혼 전 예비상담’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현명한 부모들과 커플들은 이를 통해
결혼의 장애물, 결혼에 대한 서로의 기대와 생각, 부모와 친밀한 관계의 여부를
알아내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연애 기간 중에는 상대방에 대해 깊은 성격적,
정서적 배경을 알아내기 위해 힘이 들고, 또한 상대방의 여러 약점이 미화되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감기, 간염이라는 신체적 질병에 예방주사가 필요하듯이,
결혼예비상담’은 건강한 가정뿐만 아니라 육체적 건강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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