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건강 (우울증3)
우울증은 왜 생기는가?
모든 심리적 현상이 그렇듯이, 우울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우울증의 원인을 밝히는 일은 우울증 치료와 예방방법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기
때문에 우울증을 이해하는 매우 중요한 작업입니다.
우울증의 원인을 몇가지 살펴보면 우선 정신분석 이론입니다.
정신분석이론은 인간의 심리적 문제를 무의식적 동기와 갈등의 문제로 설명하는데,
우울증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을 무의식적으로 분노가 자기에게
향해진 현상이라고 봅니다.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프로이드는 우울증을, 사랑하던
대상의 상실에 대한 반응이라고 보았습니다. 사랑하는 대상을 상실하게 되면 상실의
슬픔 뿐만 아니라 자신을 버려두고 떠나간 대상에 대해 분노를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분노의 감정은 이미 사라진 상태이므로 자기 자신에게 향해지게 됩니다.
이렇게 분노가 자신에게 내향화되면서 자신을 비난하고 책망하며 죄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자기가치감이 저하되고 자아기능 역시 약화되어 우울증으로 발전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어떤 학자는 인생초기에 가장 중요한 존재인 어머니나 아버지를 상실하여 무력감을
느꼈던 외상적 경험이 우울증을 유발한다고 합니다. 즉 어린 시절의 상실경험을 지닌
사람이 성장 후에 이혼, 사별, 중요한 일에서의 실패와 같이 상실이나 좌절 경험을 하게
되면 어린 시절의 외상적 경험이 되살아나고 어린 시절로 퇴행하게 됩니다. 이러한
퇴행의 결과로 무기력감과 절망감에 사로잡히게 되어 우울증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행동주의 이론 – 행동주의 이론은 인간의 행동을 ‘환경적 요인’에 의한 학습의 결과로
설명하며, 우울증 역시 사회환경으로부터 긍정적 강화가 약화되어 나타난 현상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칭찬, 보상, 도움, 지지, 즐거운 일 등의 다양한 긍정적
강화를 받으며 살아갑니다. 이 이론은 우울증이 발생하고 유지되는 것은 이러한 긍정적
강화가 상실되거나 강화유발행동이 감소하거나 또는 우울행동이 잘못 강화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칭찬은 별로 하지 않고 잘못에 대해서 엄하게 벌을 주는 부모의
양육방식은 우울 증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삶에서 중요한 상실사건(예 : 가족의 사망, 실직..)을 경험하는 것은 긍정적 강화의
원천을 상실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강화의 원천을 상실하게 되면 서로 연결된 모든
적응적 행동이 감소하면서 우울증으로 발전하게 됩니다.우울증은 사랑의 중독증처럼,
타인의 사랑과 인정을 지나치게 갈구하는 경향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우울한 사람은 중요한 타인의 애정과 돌봄이 늘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따라서 자기의
손상된 자존감을 회복하고 위안을 얻고자 끊임없이 다른 사람을 찾는 중독자처럼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인지 이론(상황을 해석하는 이론) – 이 이론에서는 인간은 주변환경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세상을 구성하는 능동적인 존재이며, 인간의 감정과 행동은 환경자극
자체보다는 그 자극에 부여한 ‘의미’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봅니다.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인간이 고통 받는 것은 사건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사건에
대해서 지니는 견해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사건 그 자체에는 정해진 의미가 없습니다.
사건에 대한 의미는 우리가 부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부여한 의미가 사고의
형태로 담겨져 우리의 감정을 좌우합니다.
사건의 의미는 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양하게 변화될 수 있으며 여기에는 매우 복잡한
심리적 과정이 관여합니다. 이 이론에서는 사람들이 생활사건을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의미’로 과장하고 왜곡하기 때문에 우울증이 유발한다고 주장합니다.
우울한 사람들은 생활사건의 ‘의미’를 왜곡시키는 독특한 불균형된 사고형태를 보이며,
좀더 근본적으로 자신과 세상에 대해서 ‘비현실적인 믿음과 기대’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울증을 경험하는 당사자에게는 자신의 부정적 생각이 자명한 사실이며 상황을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는 것처럼 여겨집니다. 이것이 우울증의 함정입니다.
생물학적 이론 – 우울증이 신체적 원인에 의해서 생긴다는 가정에 기초하며 주로
정신과 의사에 의해서 발전되었습니다. 신체적 원인으로 유전적 요인,
뇌의 신경화학적 이상, 뇌 구조의 기능적 손상, 내분비계통의 이상, 생체리듬의 이상
등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뇌세포간의 신경정보전달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이상이 (특히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등의 신경전달물질의
과잉분비) 우울증을 유발한다는 이론입니다. 고혈압 환자의 혈압강화제로 사용되는
리설핀을 복용한 환자 중에 때때로 우울증상을 호소하는 것이 보고되었습니다.
리설핀은 뇌에 카테콜라민 계열의 신경전달물질의 공급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우울증이 시상하부의 기능장애 때문에 생긴다는 주장입니다.
우울증 환자들은 뇌하수체 호르몬이나 부신 선 또는 갑상선 등의 기능장애를
보이는데, 이런 호르몬이 모두 시상하부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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