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건강, 건강한 가정 회복을 위한 캠페인 #6- “의사소통의 기초”

에피소드# 6 ‘말을 하면 들어야지!’

(모든 에피소드는 익명성을 위해서 당사자들의 신분과 이름, 상황 등은 각색이 되었음을 알림)

결혼 10년차인 홍승님씨는 남편과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었었다. 그러나 늘상 대화를 하고 나면 허무해지고 외롭다는 느낌을 가진다. 무슨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고 많은 것을 주고 받은 것 같은 데 정작 아무 변화도 없고 결과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이런 잡다한 대화에서 얻는 결과가 무엇인가에 대해 회의가 들어 왔었다. 결국 그녀는 점차 말 수가 없어졌고 멍하니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나이 차이가 11년이나 되는 남편 차은철씨도 더 이상 대화의 흥미를 잃어 버렸다. 전에는 활달하고 적극적인 것 같던 부부사이 상호관계도 더 이상 전과 같지 않고 관계도 서먹해진다. 남편 차씨는 아내 승님씨가 대화에 도에 지나친 표현을 한다고 생각하고 자기 말을 듣지 않고 대든다고 생각한다. “내가 말하면 들어야지 무슨 말이 많아!”, “내가 좋게 받아주니까 점점 함부로 한단 말이야!”라고 하며 불평을 한다. 나이 차이가 많아도 듬직하게 보였던 남편의 모습에 끌려 결혼을 했지만 승님씨는 결혼생활의 연수가 차 갈수록 남편이 일방적이고 자기마음대로며 본인의 의견이나 생각은 전혀 남편의 생각의 자리에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을 더욱 굳게 하기에 이르렀다. 남편이 무슨 말들을 하면 사실을 지적하고 일리가 있다고 여기지는 것 조차도 이제는 도무지 마음으로 쉽게 받아들여지지를 않게 되었고, 반발하는 말들이나 비평하는 말들로 응대하는 자기를 발견하게 되었다.

문제이해

일반적으로, 보통 사람의 인간관계에서도 그러하거니와, 부부간이나 부모자녀, 형제 등 중요한 관계당사자들 사이에서의 의사소통의 문제는 그 관계 역학을 설정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된다. 인간관계에서의 황금률과 같은 것 중의 하나는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이다’. 성경에도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대로 너희들도 남을 대접하라”(눅6:31)고 가르치고 있는 것처럼, 상대존중의 태도는 호헤적이고 기본적인 것이며 바람직한 인간관계의 초석이 되는 것 중 하나이다. 남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자기가 그런 대접 혹은 취급을 받을 때 더 못견뎌하는 경향이 있다. 지극한 모순이지만….

승님씨 부부의 문제에서 주목할 것 중의 하나는, 그 대화의 내용과 질에 관한 것이요, 또 하나는 남편 은철씨의 아내를 향한 태도이다.

첫째 문제는, 말을 많이하고 발랄하게 행동하는 것이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부부관계를 생동적으로 만든다고 생각하고 많은 말을 하던 승님씨나, 대화라고 하는 것이 자기 생각과 의견을 통보하고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남편 은철씨의 대화에 대한 잘못된 생각의 양극이 건강한 이해와 조정, 타협과 조정 등을 가질 수 있는 바람직한 대화를 가지지 못하게 하였던 것이 문제였다. 커뮤니케이션 (Communication)이라는 의사소통은, 그 목적이 “상호간 혹은 대화 당사자간에 이해를 창출”하는 것인 데, 승님씨 부부는 지극히 굴절되고 효용없는, 즉 ‘이해를 창출하지 못하는’ 무의미한 말들이나 일방적 말들만을 많이 나눈 셈이었던 것이다.

의사소통은, 일반적으로 1.피상적/상투적 말들의 교환단계 (예의상 하는 인사나 치렛말), 2. 단순한 정보교환 단계 (날씨, 교통정보 등) 3. 자기 생각과 의견 교환 단계, 4. 자기 감정과 정서를 소통하는 단계 등으로 심화된다. 게다가 한걸음 더 나아가, 5. 영적문제에 대한 진지한 나눔의 단계를 필자는 추가한다.

두번째 주목할 문제는, 11살이나 차이가 지는 어린(?) 신부를 맞아 신혼 초기에는 발랄하고 생기있는 태도가 귀엽고 사랑스러웠으나, 세상물정을 잘 모른다든지, 남자이고 나이도 훨씬 많은 남편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계속 순종적(?)이지 못하고 세월이 지나면서 대들기까지 한다고 생각하는 은철씨의 아내를 아이 취급하듯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배우자에 대한 생각의 문제가 그의 가치관과 연관하여 효과적이고 의미있는 의사소통을 할 수 없게 만든 것이었다.

효과적이고 의미를 창출할 수 있는 노력의 전제로, 남편과 아내로서 서로를 바라보고 생각하는 관점과 기대들, 그리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들을 점점해 볼 필요가 있고, 그것에 대한 이해와 조정들을 거칠 필요가 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효율적이고 의미를 창출하는 대화를 하여 자신을 이해주는 파트너라는 확인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의사소통의 본질들을 이해하면서 점점 더 깊은 단계의 대화를 할 수 있는 관계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오래 해로한 부부들의 공통점을 조사한 UW의 한 연구는, 부부간에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많은 대화를 하면서 상대를 존중하는 평생의 파트너라는 태도를 가지고 산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밝혀낸 바 있다.

생각의 쉼터

우리는 우리의 말들을 사용하여 효과적이고 ‘이해를 창출하는’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가? 우리는 우리의 중요한 관계당사자들을 당연한 존중의 태도와 진심으로 늘 대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