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 2년 연속 ‘아동 탈취국’ 오명…미국 국무부 “한국, 집행 절차 지연”

한국이 2년 연속 '헤이그 국제 아동 탈취 협약' 미이행 국가로 지정됐습니다. '헤이그 국제아동 탈취 협약'은 한쪽 배우자가 일방적으로 해외로 불법 이동시킨 아동들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 협약입니다. 한국은 2012년 이 협약에 가입했고, 2013년부터 본격적인 시행을 위한 국내법을 마련했습니다.

■ 미 국무부 연례 보고서 발표…온두라스 등과 함께 2년 연속 '아동 탈취 미이행 국가' 낙인

미국 국무부는 오늘 '2023년 국제 아동 탈취에 관한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며 한국을 포함한 14개 나라를 언급했습니다. '헤이그 국제 아동 탈취 협약'을 지속적으로 지키지 않는 양상을 보이는 국가를 콕 찍어낸 겁니다. 한국은 지난해에도 미이행 국가 명단에 올랐습니다. 한국과 함께 '아동 탈취가 빈번한 나라'로 2년 연속 이름이 오른 나라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온두라스 등입니다.

2023년 미 국무부 아동 탈취 연례 보고서. 〈사진=미국 국무부 홈페이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2022년 총 6건의 탈취 사건이 발생했고 3건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존 시치 빈센트의 경우입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던 그는 2013년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두 아이를 두었습니다. 그의 아내는 2019년 10월 아이들을 데리고 한국에 여행을 떠난 뒤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202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법원은 양육권 소송에서 빈센트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지난해 한국 대법원을 통해서도 아동반환청구 승소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여전히 주소지를 바꿔가며 빈센트를 피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법원이 강제 집행을 시도했지만 '엄마와 살고 싶다'라는 아동의 의사에 따라 집행을 포기했습니다. 당시 아이들은 5세, 3세였습니다.

〈사진=JTBC 보도 캡처〉


미국에 사는 치과의사 성재혁 씨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2019년 한국인 아내가 당시 만 3세였던 아이를 데리고 한국으로 잠적한 뒤 4년 동안 아들 성준이를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시 미국과 한국 법원이 모두 성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미국 법원은 당시 “아내 조 모 씨의 정신 건강에 심각한 우려가 될만한 증거들이 있다”라며 “아동에게 장기적으로 감정적, 심리적 위해를 가할 수 있다”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강제 집행이 되지 않고 있는 겁니다.

미국 FBI는 성재혁씨의 아들을 실종자로, 아내 조모씨를 유괴범으로 지정하고 수배를 내렸지만 찾지 못하고 있다. 〈사진=성재혁씨 제공〉

■ "3살 아이에게 '누구랑 살래?' 묻는 집행 제도 개선해야"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사법 집행관들은 반복적으로 집행에 실패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그 결과 아동 반환 요청의 절반이 12개월 이상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국내 사법 기관이 “집행을 위해 필요한 절차들을 지연시켰다”라고도 했습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주무부서인 법무부가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빈센트의 법률대리인인 IPG 법률사무소 민지원 변호사는 “일본의 경우 연속적으로 미이행 국가에 지정된 뒤 법을 바꿔 변화를 이끌어냈는데 우리나라는 별다른 움직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2022년 아동 탈취 관련 행동 보고서. 2021년 6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미국은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열 차례 이상 조처를 촉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미 대사관 총영사가 직접 외교부의 영사 담당자를 만나 아동 반환 명령이 이행되지 않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고, 외교부 차관 앞으로 이런 내용을 담은 외교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사진=미국 국무부 홈페이지〉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은 '협약 불이행 국가 지정' 등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물었습니다. 법무부는 의원실에 보낸 답변서에서 “한국이 협약 불이행 국가로 지정된 건 국제법적 기준에 따른 분류가 아닌 미국 국내법에 따른 분류”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이를 인도하는 강제집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법원 재판 예규를 들며 “의사 능력이 있는 유아가 인도를 거부할 때에는 집행할 수 없어 불능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유아의 거부를 무조건 받아들이는 형식적인 집행 절차가 상식적이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민지원 변호사는 “법의 취지는 아이를 인도할 때는 세심한 주의를 다 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실무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집행관은 겨우 5분 남짓한 시간에 아이들에게 엄마와 아빠를 선택하라는 질문을 하고, 아이가 의미를 몰라 당황하거나 숨어버리면 집행을 포기하고 만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JTBC 보도 캡처〉

성재혁 씨는 “'아빠한테 갈래, 엄마랑 살래'라고 물어보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무책임한 질문이다. 아이는 그 질문에 대한 본인의 답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 치 판단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가 원하는 것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지 않느냐. 법원으로부터 8개의 판결까지 받아내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는데 상대편이 아이를 막무가내로 돌려주지 않고 있다”라고 호소했습니다.

빈센트는 "다른 나라에선 아동 심리 전문가를 동행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아이의 의사를 파악하는 등의 조처를 한다"며 "TV나 냉장고 등의 인도를 집행하던 집행관이 아무 전문성 없이 아이들을 대하면서 짧은 시간에 중요한 결정을 내리도록 강요하는 것은 학대나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박용진 의원은 “2년 연속 미이행 국가 이름에 오른 국가들의 면면을 보면, 이 명단에 대한민국이 함께한다는 것은 매우 창피한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법무부의 무책임을 다시 확인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일본과 독일 등의 경우 민사 진행법에 대한 특칙을 두거나, 세부적인 법 절차와 중앙당국의 역할을 규정해 놓았다. 반면 한국의 관련 법률은 조문도 17개뿐이고 주무 부처의 역할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원본기사:

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24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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