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 소리 따라 걷는 가을길, 월리스 폴스 주립공원(Wallace Falls State Park)

워싱턴주 스노호미시 카운티의 작은 마을 골드바(Gold Bar)에 자리한 ‘월리스 폴스 주립공원(Wallace Falls State Park)’은 가을의 정취를 가장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숨은 명소다. 시애틀에서 동쪽으로 약 한 시간 반 거리로, 도시의 번잡함을 벗어나 단풍이 물든 숲속을 따라 폭포와 협곡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매력은 이름 그대로 세 갈래로 이어지는 월리스 폭포(Wallace Falls)에 있다. 상단, 중간, 하단으로 나뉜 세 폭포는 각각 다른 높이와 형태로 흘러내리며, 가을이 되면 붉게 물든 단풍잎이 물줄기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트레일을 따라 걸으면 곳곳에서 짙은 침엽수 향과 서늘한 바람이 느껴지고,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전한다.


총 12마일에 이르는 하이킹 코스는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루트는 ‘미들 폭포 전망대(Middle Falls Viewpoint)’로 이어지는 코스로, 왕복 약 5.5마일의 거리에서 난이도는 중간 정도다. 완만한 오르막을 따라 약 두 시간 남짓 걸으면 260피트 높이의 폭포가 한눈에 펼쳐지는 절경을 만날 수 있다.
가을의 월리스 폴스는 관광지로서 크게 알려지지 않아 조용하고 평화롭다. 주말에도 비교적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으며, 등산로 주변에는 이끼가 낀 바위와 작은 계류가 이어져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물가 주변에서는 단풍나무와 서부 전나무, 알더나무가 노랗게 빛나며 자연 그대로의 색을 보여준다.


공원 입구에는 간단한 간식이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로컬 카페와 소규모 숙소도 있어 당일치기뿐 아니라 1박 여행지로도 적합하다. 다만 가을철에는 비 예보가 잦고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등산화와 방수 재킷을 챙기는 것이 좋다.
월리스 폴스 주립공원은 화려한 관광 명소는 아니지만, 북서부 워싱턴의 가을이 지닌 고요한 아름다움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다. 폭포 소리와 낙엽 밟는 발소리가 어우러지는 숲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맑아지고 시간의 흐름이 느리게 흘러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