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기죽을까 봐’ 훈육을 피하는 부모, 아이의 사회성에 어떤 영향을 줄까?

요즘 부모들 사이에서는 “아이의 자존감을 해치지 않기 위해 훈육은 하지 않는다”는 태도가 점차 늘고 있다. 특히 아이가 울거나 불편해하면 곧바로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양육 방식이 ‘자율성 존중’이라는 이름 아래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유아기는 자율성만큼이나 ‘사회성’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다. 이 시기 아이들에게는 경계와 규칙,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지켜야 할 기본 예절을 알려주는 훈육이 필수적이다.
보통 만 2세부터 6세까지는 사회성의 기초가 다져지는 시기다. 이때 또래 친구와의 놀이, 가족과의 상호작용, 규칙 있는 환경을 통해 아이는 자신 외의 세상을 배우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기죽일까 봐’ 훈육을 피하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된다
아이에게 규칙을 알려주고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는 훈육은 ‘기죽이는 것’과는 다르다. 자녀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적절한 방법을 안내하는 훈육은 오히려 자존감을 건강하게 키우는 기반이 된다. 반면, 잘못을 지적하지 않고 무조건 아이 편을 들어주는 방식은 아이가 타인과의 갈등 해결 능력을 배우지 못하게 만들고, 공동체 생활에 필요한 규범을 익히는 기회를 놓치게 한다.
예를 들어, 친구의 장난감을 빼앗는 행동을 그대로 두면 아이는 “내가 원하는 건 어떤 방식으로든 얻을 수 있다”는 잘못된 신념을 갖게 된다. 이는 이후 또래 관계에서 잦은 갈등과 소외를 초래할 수 있다.
연령별 훈육 포인트
- 2~3세: 이 시기는 ‘자기 중심성’이 강한 시기로, 감정보다 행동을 중심으로 지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장난감을 던지면 안 돼. 던지면 친구가 다칠 수 있어”라고 말해주고, 대신 던져도 되는 공이나 쿠션 등으로 전환시켜주는 것이 좋다.
- 4~5세: 이제 타인의 감정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다. 잘못된 행동이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해주고, 함께 해결 방법을 찾아보는 훈육이 효과적이다. 예: “친구가 속상해 보여. 어떻게 하면 네가 도와줄 수 있을까?”
- 6세 전후: 규칙과 책임에 대한 개념이 자리 잡기 시작하는 시기. 간단한 가정 내 규칙을 정하고, 그 규칙을 지키지 않았을 때의 결과를 미리 설명해주는 방식이 도움이 된다. 이때는 일관성 있는 훈육이 중요하다.
효과적인 훈육의 기본 원칙
- 감정보다는 행동에 초점을 둘 것
아이의 감정을 억누르려 하지 말고, 그 감정이 표현되는 방식이 적절했는지를 함께 점검한다. “화날 수 있어. 하지만 물건을 던지는 건 안 돼.” - 일관성을 유지할 것
같은 행동에 대해 어제는 허용하고 오늘은 금지하면 아이는 혼란을 느낀다. 훈육의 기준은 상황과 기분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된다. - 비난보다는 안내 중심으로 말할 것
“왜 그렇게 했니?”보다는 “이럴 땐 이렇게 해보면 어때?”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이의 방어심을 낮춘다. - 칭찬도 구체적으로
“잘했어”보다는 “친구한테 양보해줘서 고마워”처럼 구체적인 행동을 언급하는 칭찬은 올바른 사회적 행동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훈육은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단순히 아이를 혼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하는 ‘사회화의 첫걸음’이다. 유아기의 훈육은 아이의 미래 인간관계와 사회 적응력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과정이며, 그 과정은 결코 아이의 자존감을 꺾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아이가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도록 돕는 성숙한 부모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