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법원, 158년 만에 ‘가정 내 증류 금지’ 위헌 판결

미국에서 150년 넘게 이어져 온 ‘집에서 술을 만드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법원 판결로 크게 흔들리면서, 앞으로 개인이 집에서 위스키나 보드카 등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미 제5순회항소법원(5th U.S. Circuit Court of Appeals)은 남북전쟁 시기부터 이어져 온 연방 차원의 주류 증류 금지법을 뒤집는 판결을 내렸다. 이로 인해 그동안 개인이 집에서 증류주를 만드는 것을 막아온 법적 근거가 약해졌다.

이번 소송은 ‘하비 디스틸러스(Hobby Distillers)’라는 단체와 회원 4명이 제기했다. 이들은 취미나 개인 소비를 위해 집에서 술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법은 이를 어길 경우 최대 1만 달러 벌금과 최대 5년 징역형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법원은 연방정부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부는 이 법이 세금과 관련된 권한에 근거해 정당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오히려 이 법이 세수를 늘리기는커녕 줄이는 결과를 낳는다고 판단했다.

에디스 홀란 존스 판사는 “이 법은 집에서 술을 만드는 것을 막는 데 그치지 않고, 결국 술 생산 자체를 줄여 세금 수입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법원은 “정부 주장대로라면 세금 회피 가능성만으로도 거의 모든 가정 내 활동을 범죄로 만들 수 있다”며 “재택근무나 집에서 하는 사업까지 금지될 수 있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로 개인의 생활 영역에 대한 정부 규제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류 제조는 여전히 주별 규정과 면허가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로 집에서 술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을지는 추가적인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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