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전역에 흩어진 참전용사들 다시 모였다…감사와 예우를 전한 특별한 만남


서북미에 흩어져 살아가는 6·25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쟁의 기억과 감사를 나눈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부인회(KWA·이사장 박명래)는 3월 27일 에버렛 V-스타 뷔페에서 ‘봄맞이 참전용사 초청 오찬’을 열고, 고령의 참전용사들을 직접 모시며 존경과 예우를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생존 참전용사 12명을 비롯해 가족과 관계자 등 약 35명이 참석했다.
무엇보다 이번 자리는 ‘모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노병들을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에버렛부터 타코마까지 넓게 흩어져 있고 대부분 고령으로 직접 운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한부인회가 차량을 지원해 이동을 도운 덕분에 만남이 성사됐다. 최고령 97세 이영주 옹을 포함한 참전용사들은 간병인과 함께 행사장에 도착해 큰 박수를 받았다.
행사는 국민의례와 묵념으로 시작해 축사와 감사패 전달, 선물 증정, 오찬 순으로 이어졌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도 곳곳에서 웃음과 대화가 이어지며 따뜻한 교감이 흐른 자리였다.
박명래 이사장은 축사에서 “전쟁은 승패로 기억되지만, 그 속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희생과 고통이 있었다”며 “그 시간을 온몸으로 버텨낸 분들이 바로 오늘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작은 모임으로 시작한 대한부인회가 이제 지역사회 전반을 돕는 단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선배들의 헌신 덕분”이라며 참전용사들과 단체의 역사를 나란히 조명했다.


행사 분위기를 가장 숙연하게 만든 순간은 윤영목 회장의 답사였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다섯 명의 전우를 떠나보냈다”며 “이제 우리도 하나둘 사라지겠지만, 나라를 위해 싸운 공로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접 지은 시를 낭독하며 “노병은 불사조로, 죽어도 살아있다”는 구절로 깊은 울림을 남겼다.
이날 자리에서는 감사의 의미를 담은 전달식도 이어졌다. 참전용사회 측은 오랜 기간 지원을 이어온 대한부인회에 감사패를 수여했고, 대한부인회는 참전용사들에게 정성껏 준비한 선물을 전달하며 존경을 표했다.
주시애틀 총영사관 구광일 영사는 올해 보훈 관련 주요 행사 일정을 소개하며 “도움이 필요한 참전용사나 보훈 대상자가 있다면 언제든 총영사관에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이런 자리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따뜻한 봄날, 노병들과 지역사회가 함께한 이날 오찬은 단순한 식사가 아닌 ‘기억과 감사의 자리’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