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리비안·루시드 직판 허용 추진…딜러 독점 체제 흔들리나

워싱턴주에서 전기차 제조사 리비안(Rivian)과 루시드 모터스(Lucid Motors)가 소비자에게 차량을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현재 예외적으로 직접 판매가 허용된 테슬라에 이어 두 기업도 워싱턴주 내에서 쇼룸 운영과 시승, 직접 계약이 가능해진다.

워싱턴주를 포함한 미국 대부분의 주는 ‘프랜차이즈 딜러 보호법(Franchise Dealer Laws)’에 따라 자동차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차량을 직접 판매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 제도는 20세기 초·중반 대형 자동차 제조사들이 지역 딜러를 압박하거나 직영 판매로 전환해 딜러를 몰아내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 당시에는 제조사가 가격·물량·계약 조건을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지역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공정 경쟁을 유지하자는 취지였다.

워싱턴주 상원 교통위원회는 2월 27일 ‘상원법안 6354(SB 6354)’를 심의했다. 현행 주법은 제조사가 가맹 딜러와 경쟁하지 못하도록 직접 판매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테슬라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번 법안은 리비안과 루시드에 한해 제한적 예외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부 워싱턴주 딜러업계는 이번 조치가 ‘절충안’이라고 평가하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자동차 업계 단체와 일부 제조사는 강하게 반발했다. 자동차혁신연합 측은 “프랜차이즈 모델이 지역사회에 이익이 된다면 특정 기업만 예외를 두는 것은 제도의 점진적 약화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리비안과 루시드는 현재 워싱턴주에서 전통적인 딜러망을 운영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차량을 구매한 뒤 배송받거나, 타주로 이동해 계약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왔다. 시애틀 유니버시티 빌리지에는 리비안 쇼룸이 운영 중이지만 실제 판매 계약은 주 외부에서 처리되는 구조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법안을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현실적 조치로 보고 있다.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등으로 EV 전환에 역풍이 부는 상황에서, 소비자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번 법안은 워싱턴주가 전기차 보급 확대와 기존 자동차 유통 구조 보호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선택할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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