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미국 타이풍, ‘스프링롤 레시피’ 놓고 미 연방법정서 영업비밀 소송

한국 식품업계의 대표 기업 CJ그룹과 미국의 중국계 식품기업 타이풍 USA(Tai Foong USA)가 스프링롤 레시피를 둘러싸고 미국 연방법원에서 법적 공방에 돌입했다. K-푸드의 북미 시장 확장 과정에서 불거진 이번 분쟁은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둘러싼 대형 소송으로 확대되고 있다.
타이풍 USA는 지난해 12월 16일 워싱턴주 서부 연방법원에 CJ제일제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타이풍 측은 “1950년대부터 가문 대대로 이어져 온 스프링롤 레시피와 제조 노하우를 CJ가 무단으로 취득해, 이를 기반으로 냉동 스프링롤 제품을 생산·유통했다”고 주장했다.
타이풍은 해당 레시피가 단순한 조리법이 아니라 가업의 정체성과 경쟁력을 형성해 온 핵심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원고 측은 CJ의 제품이 자사 제품과 실질적으로 동일하거나 유사해, 이로 인해 브랜드 정체성이 훼손되고 상당한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타이풍은 이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1억 달러를 청구했다.
소장에 따르면 타이풍은 1958년 홍콩에서 설립된 중국계 미국인 가족 기업으로, 현재 3대째 경영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의 스프링롤 레시피는 홍콩 시절부터 축적된 가문의 조리 기술과 노하우로, 타이풍 측은 이를 “가문의 유산”으로 표현하고 있다. 회사는 ‘노던 셰프(Northern Chef)’와 ‘로열 아시아(Royal Asia)’ 등의 브랜드를 통해 북미 아시안 식품 시장에서 30년 넘게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소송은 미국의 연방 영업비밀 보호법(DTSA)에 근거해 제기됐다. 법원의 주요 쟁점은 해당 레시피와 관련 정보가 법적으로 보호되는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CJ 측이 이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불법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최근 비비고 브랜드를 앞세워 북미 냉동식품 시장에서 공격적인 확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특히 상대가 북미 아시안 식품 유통망에서 오랜 입지를 구축해 온 중국계 기업이라는 점에서, 법적 공방은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CJ 측은 본 소송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레시피 분쟁을 넘어,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전통 제조기술과 영업비밀의 보호 범위를 둘러싼 대표적 사례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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