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사라질까… 연방정부, THC 헴프 음료·스낵 전면 금지 추진

미국에서 ‘헴프(hemp) 음료·스낵 붐’이 한창이던 시장이, 연방 정부의 전면 금지 추진으로 벼랑 끝에 몰렸다. 2018년 농업법 이후 낮은 농도의 대마(헴프)만 산업용으로 허용되면서, 헴프는 ‘마리화나처럼 피우는 대마’가 아니라 섬유·씨앗·오일을 얻는 농업·공업용 작물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 헴프에서 추출한 성분을 이용해, 술 대신 찾는 ‘THC 음료’와 간식 시장이 미국 전역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해 온 것이 불과 몇 년 전이다. 헴프는 원래 밧줄·천·종이·건축 자재에 쓰이는 튼튼한 섬유와,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헴프씨드(씨앗)’를 얻기 위해 재배되는 대마의 한 종류다.
환각 성분인 THC(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가 매우 낮도록 품종·재배 기준이 정해져 있어, 전통적으로는 취하려는 용도가 아니라 ‘산업용·건강식 원료’에 가까운 작물로 취급돼 왔다. 문제는, 바로 이 “THC가 낮은 헴프”에서 추출한 CBD 등을 화학적으로 변형해 델타‑8, 델타‑10 같은 새로운 형태의 THC를 만들어 내면서, 법이 상정하지 않았던 ‘헴프 기반 환각 제품’ 시장이 형성됐다는 점이다.
연방 의회가 이번에 셧다운 방지 예산 법안에 슬며시 끼워 넣은 조항은, 헴프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실제로는 마리화나 못지않은 환각 효과를 내는 음료·젤리·과자·베이프 제품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주류 판매 둔화를 만회하기 위해 THC 탄산음료를 대량 생산해 온 미네소타주의 수제 맥주 양조장들은, 매출의 4분의 1 안팎을 차지하던 효자 상품이 단기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에 직면했다.
일부 대형 유통사까지 진열대를 내어 줄 만큼 성장한 THC 음료가, 규제 발효 시점인 2026년 11월을 기점으로 ‘합법 상품’에서 일순간 ‘금지 품목’으로 돌변할 수 있는 것이다. 규제 사각지대에서 자란 시장은 그만큼 사회적 반발도 키웠다. 헴프 THC 제품은 기존 합법 마리화나보다 면허·검사·세금 부담이 훨씬 적어, 사실상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도 더 쉽게, 더 싸게, 더 넓은 채널에서 판매돼 왔다.
편의점·주유소에서 손쉽게 살 수 있는 캔 음료·젤리 형태라는 특성상 청소년 노출 우려가 커졌고, 일부 주에서는 소아 THC 중독 사례에 대한 독극물 통제센터 신고가 급증했다.
합법 마리화나 업계는 “규제를 피한 값싼 경쟁자”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를 환영하지만, 헴프 업계는 “합성 THC 금지와 연령 제한, 어린이 대상 마케팅 금지 같은 정교한 규제 없이 곧바로 전면 금지로 가는 건 산업 자체를 접으라는 것”이라고 반발한다.
워싱턴주처럼 환각성 헴프 제품을 이미 기존 대마 시장 규제 틀 안으로 끌어들인 지역에서는 재배 농가 수가 빠르게 줄고 있다. 반대로 미네소타처럼 21세 이상을 대상으로 THC 음료와 식품을 적극 합법화하며 새로운 소비 문화를 키워 온 주에서는, 양조장·농가·유통업계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 쇼크’가 예고된다.
한때는 “친환경 산업용 작물”로 환영받던 헴프가, 이제는 그 부산물로 만들어진 환각성 제품 때문에 다시 강력한 규제의 상징이 되고 있다. 남은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헴프가 ‘산업용 작물’과 ‘환각 상품’이라는 두 얼굴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강요받게 될지가 미국 대마·주류·식품 산업 전반의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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