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미래가 만난 무대, 베나로야홀을 가득 채운 ‘나래 2025’

광복 80주년과 미주 한인 이민 122주년을 기념하는 ‘나래 2025’ 행사가 11월 30일 저녁 시애틀 도심의 베나로야홀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나래 2025’는 광역시애틀한인회, 워싱턴주 한인의 날 축제재단, 그리고 샛별문화원이 공동 주최하며, 역사와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화합의 장으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본격적인 공연에 앞서 오후 5시 30분부터 VIP 리셉션으로 문을 열었다. 주요 인사와 한인사회 대표들이 참석한 리셉션에서는 축하 인사와 교류의 시간이 이어지며, 광복의 의미와 미주 한인 사회의 발전상을 함께 되새겼다.

공연의 문을 연 작품은 샛별예술단을 상징하는 ‘태초에’였다. 힘 있는 북 장단과 군무로 시작과 창조를 표현하며 한민족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담아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 시애틀 한인 공연팀이 처음 선보인 진도북춤이 무대에 올라 한국의 흥과 공동체적인 에너지를 역동적인 안무로 풀어냈다. 뒤를 이은 금수강산, 비의 변주곡, 숲 등 작품들은 한국의 자연과 정서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전통무용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었다.

판소리 기반 트로트 가수 김지현 씨는 한국에서 특별히 초청돼 ‘한오백년’과 ‘아리랑’을 열창하며 한과 그리움, 동시에 희망을 담은 목소리로 큰 박수를 이끌어냈다. 애절한 창법과 섬세한 감정 표현이 더해져 객석 곳곳에서 공감과 여운을 자아냈다.

샛별예술단을 이끌고 있는 최지연 원장의 딸 최시내 단장과 아들 최우리 목사, 그리고 앤토니 김 군 등이 함께한 ‘퓨전판타지’ 무대도 눈길을 끌었다. 바이올린·첼로·키보드와 25현 가야금이 조화를 이룬 ‘넬라판타지아’ 등 곡들은 한국 전통악기와 서양악기가 만나 만들어내는 섬세한 선율로 객석을 몰입시켰다.

2부에서는 미국 전문 합창단 코럴 아츠 노스웨스트(Choral Arts Northwest)가 한국 작곡가 우효원의 건(乾), 새야 새야, 새타령, 홀로아리랑 등을 한국어 가사로 선보였다. 외국인 단원들로 구성된 합창단이 정확한 발음과 풍부한 화성으로 한국 작품을 소화해, 한미 음악 교류의 상징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후반부에는 샛별예술단이 새롭게 구성한 학춤과 안식처, 사물놀이가 이어지며 신명나는 장단으로 공연장의 열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특히 사물놀이 중에는 미주 한인의 날과 워싱턴주 한인의 날을 기념하는 영상이 함께 상영돼, 이민 역사와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도 마련됐다.

공연의 마지막은 샛별예술단의 전통 피날레인 한마당이 장식했다. 한국의 추수와 축제, 명절 잔치 장면을 형상화한 군무가 이어지며 관객들이 손뼉을 치고 박자를 맞추는 등 객석과 무대가 하나가 되는 흥겨운 분위기가 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