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픽시, 2009년 이어 2025년 또 홍수…장기 홍수 방지 대책 요구

킹카운티와 피어스카운티 경계에 위치한 소도시 퍼시픽(Pacific)이 2009년에 이어 2025년에도 대규모 홍수를 겪으면서 주민들과 지역 지도자들이 장기적인 홍수 방지 대책 마련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퍼시픽 주민 미스티 워커는 지난해 12월 16일 새벽 1시경 갑자기 들려온 물소리를 들으며 홍수 상황을 처음 알게 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집 안으로 물이 들이닥쳤고, 그녀와 남편, 18개월 된 아이, 반려견은 구조대와 킹카운티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발목 높이까지 차오른 물을 헤치며 대피해야 했다.
워커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그날 촬영된 영상을 보면 외상 후 스트레스가 떠오를 정도로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밤 퍼시픽 시 전역에서는 긴급 구조대가 주택가를 돌며 주민들에게 즉각 대피를 알렸고, 수백 명의 주민이 급히 집을 떠나야 했다. 며칠 동안 이어진 폭우로 화이트 리버(White River)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도시의 주요 홍수 방어 시설이었던 임시 HESCO 방벽이 붕괴된 것이 원인이었다.
HESCO 방벽은 모래와 흙 등을 채워 쌓는 임시 홍수 방지 구조물로, 퍼시픽시는 2009년 홍수 이후 이를 주요 방어 시설로 설치해 왔다. 그러나 방벽의 수명이 약 5년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시설이 그보다 두 배 이상 오래 사용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빅 케이브 퍼시픽 시장은 “이 문제는 17년 전부터 이미 알고 있었지만 해결하지 못했다”며 “노후된 방벽과 악화된 하천 환경이 이번 홍수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퍼시픽시는 화이트 리버의 하천 환경 변화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상류 지역 개발이 확대되면서 토사와 퇴적물이 강바닥에 쌓였고, 강의 폭과 수심이 줄어들면서 홍수 시 물을 충분히 흘려보내지 못하는 구조가 됐다는 것이다.
과거 약 300피트 폭과 14피트 깊이를 유지하며 초당 2만 입방피트의 물을 처리할 수 있었던 강이 현재는 퇴적물과 작은 섬들이 형성되면서 수로가 크게 좁아진 상태라고 시는 설명했다.
퍼시픽 주민 데이비드 스토라슬리는 2008년 집을 구입한 뒤 이듬해인 2009년 홍수를 겪었고, 이번 2025년 홍수로 같은 피해를 다시 경험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순간적으로 몸이 얼어붙은 것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의 집은 이번 홍수로 약 9만 달러의 복구 비용이 발생했으며 상당 부분은 홍수 보험으로 충당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홍수 이후 시 당국은 물이 다시 화이트 리버로 흘러갈 수 있도록 새로운 배수 도랑을 파고 추가 방벽을 설치하는 등 임시 대응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퍼시픽 시는 이러한 조치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장기적인 홍수 방지 대책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 당국에 따르면 향후 50년을 대비한 대규모 홍수 방지 프로젝트에는 약 3억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강둑을 높이는 방식의 대책은 또 다른 위험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강수위가 도시보다 높아진 상태에서 방벽이 붕괴될 경우 피해 규모가 훨씬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퍼시픽 시는 현재 주정부와 연방정부에 장기적인 홍수 방지 대책과 재정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퍼거슨 워싱턴 주지사 사무실도 관련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인 대응 계획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지역 주민들과 시 당국은 반복되는 홍수를 막기 위해 보다 근본적인 하천 정비와 홍수 방지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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