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부증 여성에게 의처증 가진 남성 소개했더니…

몇 년 전 일이다. 인상도 좋고, 직업도 좋은 여성이 있었다. 남성들이 처음에는 호감을 갖는데, 만남이 이어지지 않았다. 남성들은 그 여성에 대해 “예비 의부증 환자 같다”고 말했다. 몇 번 만나면 수시로 연락을 하는데, 그 정도가 병적인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럴 만한 사연이 있었다. 3년 사귄 남자와 결혼날짜 잡고 청첩장까지 다 보냈는데, 바람이 나서 결혼식 며칠 전에 파혼을 했다는 것이다. 그 후 남자를 다시 만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고, 잘 만나다가도 문득 문득 불안감이 든다는 것이다. 그럴 때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전화를 건다고 했다.

“남성이 본인한테 그렇게 연락을 아무 때나 하면 어떻겠어요?”
라고 물었더니 “나를 생각해준다는 것이니까 그렇게 하는 게 좋다”고 했다.

남성에 대한 조급증과 불안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 분에게 어떤 남성이 어울릴까 고민을 했다. 한 남성이 떠올랐다. 이해심 많은 남성? 웬만한 것에는 꿈쩍 안하는 남성? 
여성들로부터 집착이 심하다고 평가받던 남성이었다.

여성과 비슷해서 소개를 하려는 게 아니었다. 비슷하다고 서로 이해한다거나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이 남성은 상대를 좋아하게 되면 간섭을 많이 해서 여성들의 불만이 많았다. 이분에게 신뢰가 갔던 건 상대에게만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도 엄격하게 단속을 하기 때문이다. 자기 여자가 다른 남자 만나는 거 싫어하는데, 자신도 다른 여자 만나 오해 살 일을 절대 만들지 않는다, 그런 식이었다.

지나친 집착이 누군가에게는 지옥일 수 있지만, 그것을 관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그 여성처럼...

이렇게 해서 집착이 심한 남녀가 만났다. 예비 의처증, 의부증 환자라는 말을 듣던 분들이었다. 불 난 데 부채질 하는 게 아닌가, 걱정도 했지만, 서로 만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처럼 연락을 많이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서로 궁금할 때 확인할 수 있고, 필요할 때 옆에 있었기 때문이다. 
 
1년 후 결혼소식을 전했다. 인격적인 면이나 품성이 좋은 분들이라 잘 살고 있을 것이다.

만남 결과가 안좋으면 서로 안맞는 것이다. 누가 옳고 그르다고 판단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 남들이 의처증이니, 집착이니 해도 당사자들이 괜찮으면 된 거다. 남녀관계는 정답이 없다. 아니 모두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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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ceo@cou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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