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귄 지 6개월 만에 결혼결정, 너무 빠른가?

30대 초반 동갑내기 남성과 6개월 째 사귀고 있는 A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유럽 쪽 지사로 발령을 받은 그는 얼마 전 결혼 얘기를 꺼냈다. 3년 이상은 해외에 머물러야 하는데, 그 사이에 나와서 결혼할 여유가 없을지도 모르니 결혼해서 함께 나가자는 것이다.

좋은 감정으로 만나고 있고, 이 사람이면 결혼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렇게 결혼을 서두르는 것이 A씨는 내키지 않는다. 서로를 충분히 알기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첫 번째 이유이고, 짧게 연애하고 결혼하면 아쉬움이 많을 것 같아서다.

A씨는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생각하고 싶지만, 애인이 실망하고 가버리면 서로 멀리 떨어져 오해만 쌓일 것 같아 걱정이다.

짧은 연애 후에 결혼결정은 당사자로서는 부담과 걱정이 크다 1년 4계절을 만나보고 결혼 결정을 하라고도 한다. 많은 경험을 하면서 서로의 솔직한 모습을 보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애기간이 길다고 많이 알고, 확신을 갖는 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1년 사귀는 것과 6개월 사귀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 1년 만난다고 6개월의 2배를 더 알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연애가 짧아서 상대를 잘 파악하지 못한다는 건 아니다. 연애가 길어지면 뭔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도 그동안의 관계가 있어서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만난 지 오래되지 않으면 서로 복잡하게 얽힌 게 없고, 정도 많이 안 쌓였기 때문에 더 냉철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B씨는 남편과 만난 지 2개월 만에 결혼하고, 바로 임신을 했다. 그는 “결혼에서 심사숙고가 꼭 최선은 아닌 것 같다. 너무 계산하고, 고민하다가 좋은 사람 놓치는 경우 많이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 남자들 다 만나보고 결혼할 수는 없지 않나. 이만하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시점에서 결단도 필요한 것 같다”며 짧은 연애도 결혼결정에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혹 연애기간이 짧으면 결혼해서 연애하듯 살면 되지 않느냐고 한다. 그러나 D씨 생각은 다르다. 연애할 때는 비싼 음식도 먹고, 선물도 사고 그렇게 할 수 있지만, 결혼은 현실이기 때문에 그런 통 큰 소비는 어렵다는 것이다. 연애할 때 많은 것을 해봐야 결혼해서 아쉬움이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짧은 연애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고, 당사자들은 신중하게 판단한다. 남녀관계가 오래 만난다고 파악을 잘하는 거면 오래 연애해서 결혼한 사람들이 잘 살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결혼은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연애상대로는 좋은데, 결혼상대로는 적합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 중요한 건 연애기간이 길고 짧은 게 아니라 예측이 가능한 사람, 생각과 정서가 안정적인 사람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ceo@cou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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