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주는 상대가 왜 부담스러울까?

30대 중반의 직장 여성 A씨는 두 달 전 쯤 3살 연상의 B를 소개받았다. B는 흠잡을 것 없는 남성이고, 두 사람은 지금 썸을 타는 단계다.

B는 A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데이트 할 때마다 차로 에스코트하고, 데이트 비용을 다 낸다. 요즘 남성들은 맞벌이를 선호하는데, 결혼하면 가사에 전념하고 싶다는 A씨의 말에 호응해주고, 하루 서너 번씩 전화로 안부를 묻는다.

A는 이렇게 헌신적인 B의 태도에 오히려 마음이 불편하다고 한다.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 상황에서 너무 잘해 주니까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러다가 결국 헤어지자고 하면 뭔가 빚을 진 것 같고, 마음이 불편할 것 같기도 하다.

잘해주는 남성이 불편한 A가 문제일까?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올인하는 B가 문제일까?

이는 많은 싱글들이 고민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과 내가 좋아하는 사람 중에 누구와 결혼하면 행복할까, 하는 것이다.

열렬히 사랑하지 않아도 서로 배려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커플도 많다. 그러나 결혼경험이 없는 싱글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A씨의 고민에 대한 남녀의 관점이 다른 것이 흥미로웠다.

남성들은 “가끔씩 잘해줘야 감동한다”, “상대에게 집착으로 보일 수도 있다”, “지나친 정성보다는 차라리 조금씩 채워 나가는 과정이 더 어필하는 것 같다”는 등으로 남성의 지나친 호의를 경계했다.

반면 여성들은 “ 나도 설레지 않는다고 헤어졌는데, 나중에 후회했다”, “나이 들수록 상대에게 헌신하기 쉽지 않은데, 정말 여성분을 좋아하는 것 같다”, “결혼한 친구한테 물어보면 답 나온다. 사는데 뭐가 중요한지…” 등으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직 확실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남성이 잘못한 것은 없다. 그러나 100% 올인하면 이 경우처럼 감정이 서로 다를 때 상대가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또 상대가 너무 잘해주면 쉽게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진심으로 대하되, 전략이 필요하다.

|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ceo@cou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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