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5가지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

<비터문>이라는 영화가 있다. 정열적으로 사랑하던 두 연인이 권태기에 빠지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복수하는 수단으로 결혼이라는 멍에를 쓴다는 내용이다. 비터문은 허니문의 반댓말.

결혼이 과연 멍에일까? 행복일 수는 없을까? 집집마다 사연이야 다르지만, 결혼의 사이클을보면 대부분의 부부들이 겪는 공통된 유형의 위기가 있다. 그것만 잘 극복해도 그 어렵다는 백년해로의 고지가 훨씬 가까워질 수 있다.

  1. 위험한 신혼
    부부라는 새로운 관계는 변화를 요구하며 정체성의 문제를 불러온다. 결혼 후 3년 안에 파경을 맞는 부부가 많다는 것은 결혼이라는 환경에 적응하는 게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혼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나와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서로 다른 면을 조금씩 이해하는 것이다. 상대에게 좀 더 현실적인 것을 원하는 사람일수록 결혼생활에서 불행을 느낄 확률도 그만큼 적다고 한다. 애초에 지나친 기대를 하지 않던가 느긋한 마음으로 변화를 기다려야 한다.

  1. 아기 탄생
    아기의 탄생은 부부 관계에 변화를 가져온다. 아기는 1순위였던 배우자를 저 밑으로 떨어뜨려 놓는다. 특히 남편은 아내가 아기에게 온통 신경을 쓰기 때문에 소외감과 외로움이 훨씬 크다.

또한 성생활도 이전보다 여의치 않아 이래저래 부모 역할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작은 애정표현이라도 좋으니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게 최선의 해결책이다.

  1. 빈 둥지
    자녀의 독립으로 결혼생활에 또 한번 고비를 맞게 될 수도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 시기를 ‘빈둥지(empty-nest)시기’라고 한다. 이 무렵 여성들은 폐경기를 겪는데다가 집안마저 텅비게 되면 심리적으로도 위축된다.

평균 수명은 늘고, 반면 자녀수는 줄어들면서 부부 둘만 생활하는 빈둥지 시기가 길어졌다. 하기 쉬운 말로 ‘다시 신혼으로 돌아갔다’고들 하지만, 신혼과 결코 같을 수는 없다.

빈 둥지를 무엇으로 채우느냐가 중요하다. 오랜만에 서로를 온전히 바라보는 시간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자. 이제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더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1. 고개 숙인 가장
    남편의 퇴직도 가정에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이나 일본처럼 가부장제 전통이 남아있는 나라에서는 돈 못버는 가장은 가족보다 먼저 스스로 쪼그라진다.

일본에서는 남편의 퇴직날 아내들이 이혼을 요구하는 ‘퇴직이혼’이 이미 사회현상의 하나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퇴직날 남편의 손에는 그동안 고생한 아내를 위한 세계일주 티켓이, 아내의 손에는 이혼서류가 들려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국의 경우 그 정도는 아니지만, 황혼이혼을 청구하는 부부 중 남편 퇴직 후 1~3년 사이가 많은 것을 보면 퇴직이 이혼의 한 원인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퇴직이 인생의 끝은 아니다. 아내와 가족의 응원으로 남편은 재기할 용기를 갖는다. 행복한 남편은 아내를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1. 남편의 애인(배우자의 외도)
    부부는 사랑으로만 살 수 없다. 냉소적으로 들릴는지 모르지만, 육체적인 열정은 고작해야 몇 년이다. 부부를 지탱해주는 것은 신뢰다.

신뢰가 가장 크게 위협받는 상황은 배우자의 외도다. 자신이 더 이상 남편, 혹은 아내의 유일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그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런 과오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다. 배우자에게 입힌 상처를 인정하고 충분히 위로한다면 오히려 부부 관계는 그 이전보다 더 나아질 수도 있다.

|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ceo@cou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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