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문제적 대화법 4가지] “글쎄, 잠자코 내 말을 들으라니까!”

부부싸움 중에 흔히 내뱉는 말이다. 서로의 입장을 이야기하고 해결점을 찾기 위해 진지하게 대화를 해야 할 상황인데, 부부는 각자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자기 얘기로 악을 쓰고는, 저마다 상대방이 자신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결국 이 일방통행식의 대화 아닌 대화에서 남는 것은 상처와 험악한 행동뿐이다.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즉 대화는 결혼의 가장 필수적인 요소다. 잘못된 대화 형식을 살펴보자.

<점입가경형>
남편과 아내가 서로의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며 말싸움을 주고 받는 것을 말한다. 처음에는 사소한 시비로 시작됐던 대화가 점점 더 거칠어져 마침내 양쪽 모두 분노와 좌절을 느끼고 만다.

이런 형은 화난 끝에, “꼴 보기 싫어, 나가버려” 등 험악한 말을 내뱉게 되는데, 나중에 “미안해, 본심이 아니었어”라고 말한다 해도 이미 상대방의 충격과 상처는 돌이키기 어렵다.

실제로 점입가경형의 싸움을 할 때 정신없이 내뱉는 말들은 하나같이 본심이 아니며, 그저 상대방을 아프게 하기 위해서 감정적으로 쏟아낸 말들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말들은 상처와 충격을 크게 주기 마련이므로 그 파장 또한 엄청나다. 이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말꼬리를 잡아선 안 된다. 그저 내뱉는 말이 아니라 본심을 말해야만 하는 것이다.

<무시형>
상대방이 하는 말을 하찮고 가소롭게 여기는 것이다. 점입가경형과 함께 가장 대표적인 부부싸움의 유형이다.

무시형의 목적은 배우자의 자존심을 짓밟는 것인데, 이런 경우 상대는 자신이 이해받지 못한다는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식의 대화는 상대방의 인격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것으로 서로에게 큰 상처를 남기게 된다.

<회피형>
엄밀히 따지면 싸움이라기보다 대화의 단절에 가깝다. 뭔가 민감한 문제에 대해 얘기만 꺼내면 밖으로 나가버리는 남편, 의논을 하려고 하면 부엌으로 사라져버리는 아내, 사실 부부싸움보다 대화 없는 부부가 더 무섭다.

이 경우에는 우선 남편과 아내 모두 지금의 인생이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나 혼자 만족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 문제도 느끼지 않는다고 해서 아내까지 그런 것은 아니며, 무작정 덮어 둔다고 해서 상대방의 마음이 바뀌는 게 아니다. 싸움을 회피할수록 상대의 불만은 심화되다가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삐딱형>
상대방이 하는 말을 필요 이상으로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남편이 “오늘 친정에 갈 거야?” 라고 물었을 때, 아내가 대뜸 “왜, 가면 어때서?”라고 말하는 경우이다. 단순히 계획을 묻는 것인데도 아내는 남편이 친정에 너무 자주 들락거린다고 비난하는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아내가 이런 대답을 하면 남편 역시 “시댁에도 그렇게 열심히 가보시지!”라며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게 된다.

서로 상대방의 말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고, 만약 그렇다면 서로에 대한 불신의 감정을 짚어보고, 말을 하기 전에 생각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ceo@couple.net

글의 무단 복제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