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회장, 결혼현장에도 큰 영향…무엇을 어떻게?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 납부, 세계 최대 규모의 미술품 기증…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해 10월 타계 이후 다시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이렇듯 여러 가지다. 이건희 회장은 우리 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겼고, 그래서 고인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

결혼정보회사를 30년 운영해온 입장에서 이건희 회장을 또 다른 각도에서 생각하게 된다. 이 회장은 결혼현장에서 인기 배우자의 직업군 판도를 바꿔놨다.

개발도상국의 이름 없는 전자제품 회사였던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 취임 이후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했다. 삼성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삼성 직원들은 인기 있는 배우자가 됐고, 다른 대기업 직원들도 전문직 못지않은 최고 배우자로 자리잡았다.

우리의 현대사에서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 배우자는 당시의 사회 상황이나 경제적 여건 등에 따라 달라졌다. 1950년대는 혼란했던 사회상을 반영하듯 군인과 경찰관이 인기 배우자였고,  60년대는 은행원, 그리고 7~90년대는 대기업 직원이 인기배우자였다.

그러다가 IMF 금융위기가 오고, 평생직장 신화가 무너지면서 직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그래서 안정적인 공무원이나 전문직종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사회의 변화 속에 직업도 다원화되고 있고, 좋은 직장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최고의 배우자를 규정할 수 없을 정도로 전통적인 인식과는 다른 직업관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삼성 직원들에 대한 선호도는 꾸준한 편이었다. 결혼현장에서 삼성 직원들은 줄곧 최고의 직업, 최고의 배우자였다. 많은 기업들 중에서 삼성 직원들의 결혼성공율이 가장 높아 지금까지 700명 정도 결혼을 했다.

몇 년 전 결혼한 삼성직원이 500명을 돌파했을 때 회사에서 “삼성 직원들을 이렇게 많이 결혼시켰는데, 그룹 차원에서 우리한테 표창장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돌기도 했다. 그만큼 단일 기업의 직원들이 이렇게 결혼을 많이 한 예가 없었다는 것이다.

삼성만큼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린 기업이 없다는데, 결혼현장에서도 삼성만큼 직원들이 많이 결혼한 기업도 없다. 삼성 계열사 어디가 됐건 삼성에 다닌다는 말은 곧 그 사람의 직업 보증서가 됐다.

이 회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그가 걸었던 길에는 명암이 존재한다. 그렇더라도 중매가 업(業)인 나에게는 이 회장은 참 고마운 사람이다. 결혼정보회사에서 삼성 직원들이 갖는 위상과 자부심을 높여준 것은 평가하고 싶다.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이렇게 결혼 현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 결혼정보회사 선우 수석 커플매니저 cs@sun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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