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남성은 눈을 낮췄고, 41세 여성은 결혼에 대해 눈을 감았다.

신혼 10쌍 중 4쌍 중 집 갖고 출발한 부부 30%, 23%는 살면서 서서히 내 집 마련 꿈

45세 남성은 눈을 낮췄고, 41세 여성은 결혼에 대해 눈을 감았다. 왜?

15년 정도 인연이 있는 45세 남성이 있다. 10여년 이상 맞선을 봤지만, 수많은 만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싱글이다.

그가 서른이었을 때는 최고 학벌, 높은 연봉, 그리고 미래가 창창했다. 그는 외모가 좋은 전문직 여성을 만나고 싶어했고, 실제로 많은 만남이 이뤄졌다. 하지만 당시 그는 상대를 배려하기에 자존심이 너무 셌다.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한데, 상대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외모라는 것이 객관적인 기준이 없다 보니 외모가 좋다고 평가되는 여성을 소개해도 남성의 안목을 만족시킬 수가 없었다.

그렇게 몇 년 흘렀다. 30대 중반을 넘어서자 그는 원래의 조건에 덧붙여서 나이까지 어린 여성을 원했다. 처음 소개를 받을 때는 2-3살 차이였는데, 이제는 7살 이상을 원했다. 출산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의 상황이 처음과는 달리 많이 나빠졌다는 것이었다. 당시 그는 연봉 8-9천만원을 받고 있었는데, 주식투자를 하다가 빚까지 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집이 하나 있는 것도 빚을 청산하면 남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런데도 그는 여전히 자신감이 있었다.

어찌어찌 만남이 이뤄져도 끝까지 가지 못했다. 여성의 외모나 나이를 양보했으면 결혼이 가능했다. 그런데도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고, 그는 40대가 됐다. 30대에서 40대가 된다는 것은 1살 더 먹는 단순한 상황이 아니다. 나이 앞의 숫자가 바뀐다는 것이고, 그것은 만남 기회가 훨씬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를 위해서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었다. 마침 4살 연하인 여성이 있어 만남을 권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그는 더 완강했다. 그와의 마지막 대화가 기억난다. 그때 난 최후통첩을 한다는 심정으로 단호하게 말했다.

   “전부 다 가지려고 하면 결혼하기 힘들어요. 지금까지 해봐서 아시잖아요? 하나를 버리면 가능성은 그만큼 커집니다. 여성의 나이, 외모, 결혼자금, 이 셋 중 양보할 수 있는 게 뭔지 한번 생각해보는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에게서 연락이 끊겼다.

이제 그에게 소개하려고 했던 41세 여성의 이야기를 할 차례다. 아는 분의 소개로 8-9년전부터 만남을 주선했다. 

서울 소재 대학을 졸업한 그녀는 외모는 평범했고, 연봉 3~4천만원의 프리랜서였다. 부모의 경제력이 있는 편이어서 결혼하면 중형 평수의 아파트를 마련해줄 것이라고 했다. 그녀가 남성에게 원하는 부분은 경제적 능력이었다.

하지만 실제 만남에서 여성은 인상이 평범하다, 키가 작다는 등으로 남성들을 거절했다. 그녀가 능력을 본다고 한 것은 능력을 가장 많이 본다는 것이지, 다른 것을 안 본다는 것이 아니었다.

여성이 30대 후반이 되자 소개 횟수가 확 줄어들었다. 결혼정보회사에서 30대 중후반 여성들에게는 병목현상이 벌어진다. 비슷한 또래의 여성은 많은데, 소개받을 남성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해서 그녀에게 45세 남성을 소개한 것이다. 빚이 좀 있지만, 능력 있는 직장인이라고 그의 상황을 솔직하게 설명했다. 그녀는 며칠 생각하더니 소개를 받겠다고 했다.

   “본인 명의의 집을 팔아서 빚을 청산하고, 우리 부모님이 사주시는 아파트에서 살면 본인 연봉이 높으니 빨리 자리잡을 수 있겠네요.”

나는 그녀가 현실적인 판단을 한 것을 격려하면서 남성에게 여성의 생각을 전달했다. 하지만 그는 여성의 나이가 많다고 안 만나겠다고 했다.

그것이 2년 전이었는데, 남성은 당시 나이 많다고 거절했던 여성을 만나보겠다고 다시 연락을 해온 것이다.

   “이제는 대표님 말대로 해보려고요. 2살 더 먹어서 늙은 노총각이 되었지만, 그동안 빚도 거의 다 갚았고, 제 상황이 최소한 마이너스는 벗어난 것 같습니다.”

나는 여성 부모님에게 남성 얘기를 했다. 그 여성은 아직 싱글이었다. 며칠 후 어머니는 안만나겠다는 딸의 답변을 전달했다. 여성은 그동안 반복되는 남성들의 거절에 자신감을 상실한 것 같았다.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다고 했고, 그래서 혼자 살기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고 어머니는 전했다.

현실적인 이성상을 가져야 하는데, 나이가 들어도 자기 생각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그런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닫는다.  

이 45세 남성과 41세 여성은 어떻게 될까? 아마 홀로 늙어갈 확률이 높다. 그들에게 어떻게든 만남의 기회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그들의 완고한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 이래저래 나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 결혼정보회사 선우 수석 커플매니저 cs@sun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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