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변성
목소리 변성이라고 제목을 정하고 나니까 젊은 시절에 읽었던 ‘계용묵의 작품 백치 아다다’가 생각납니다.
‘아다다’는 소설 속의 주인공으로 선천적 언어장애(벙어리)로 태어납니다.
아다다는 심성이 착하여 순종적이고 부지런하지만, 차분하지 못하고 덜렁대어 부엌일을 하다가 그릇을 깨는 일이 많아 어머니에게 사랑받기보다는 꾸지람 듣고 천덕꾸러기 취급을 하며 성장합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말은 ‘아’ ‘다’ 소리뿐이라 이름 대신 사람들은 ‘아다다’라고 부릅니다.
나름대로 명망 있는 김 초시 집안의 딸이지만, 언어장애 때문에 가난한 집 총각에게 땅 한 섬지기를 주고 시집을 보냅니다.
아다다가 시집을 오면서 가져온 땅으로 가난한 살림에서 벗어난 시부모와 남편은 순박한 아다다를 예쁘게 보고 아껴줍니다.
살림살이가 좋아진 남편은 돈을 벌게 되자 괜히 아다다를 미워하고 구박하면서 두 번째 부인을 들이고 쫓아냅니다. 남편에게 버림받은 아다다는 친정으로 돌아오지만, 친정어머니의 학대는 심해집니다. 마을에 사는 천한 신분의 노총각 수룡은 아다다가 구박받고 쫓겨날 때마다 그녀를 위로해줍니다. 평소 아다다를 짝사랑했지만, 자신의 신분 때문에 고백하지 못하다가 친정어머니의 학대가 심해지자 아다다에게 ‘섬으로 도망가 같이 살자’고 말합니다.
아다다는 어머니의 구박에 벗어나고자 수룡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야반도주를 합니다.
수룡은 그동안 악착같이 모아둔 돈을 보여주며 밭을 사서 농사짓고 살자고 말합니다. 돈을 본 아다다는 전남편처럼 수룡도 돈을 벌면 자신을 버릴까 봐 불안해집니다. 아다다는 수룡이 잠든 새벽에 몰래 돈을 챙겨 나와 바다에 뿌립니다.
뒤늦게 알고 달려온 수룡은 이성을 잃고 바다에 뿌려진 돈을 보고 울부짖고 분노하며 아다다를 바다에 밀어 빠지게 합니다. 돈과 아다다를 삼킨 바다를 넋 놓고 응시하는 수룡의 모습을 남기며 소설을 끝납니다. 아다다는 흑백 TV가 있었던 시절 드라마로 만들어져 책의 내용과 비교하며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남습니다.
말을 하다 보면 목소리가 잠겨 음성이 변해 탁한 소리가 나오거나, 목이 컬컬하여 헛기침하거나, 고함을 치거나 말을 크게 해도 생기고, 너무 피곤해도 음성이 잠기는 때가 있으며, 심할 때는 아다다처럼 목소리가 일시적으로 나오지 않아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감기도 아닌데, 어떤 이유로 목소리에 이상이 오는 것은 ‘음성 장애’라고 합니다.
음성 장애에는 사춘기에 일어나는 ‘기능적 음성 장애’가 대표적으로 있고, 성대주위 근육, 목 안, 비강(콧속 안쪽 공간), 갑상샘, 인후 등등에 병리적 문제가 생기는 것을 ‘기질적 장애’라고 하며 심하면 복합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역류성 식도염으로 생길 때도 있습니다.
성대의 염증이 있거나 성대 근육 긴장으로 음성 장애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계속 사용해 악화하기도 합니다.
목에 기질적 장애가 없는데도 음성 장애가 생겨 오랫동안 힘들어하는 예도 있습니다. 음성이 변한다는 것은 신체가 보내는 경고이며 장부 기능은 매우 정확합니다. 목에 이상이 없더라고 장부 기능에 문제가 있어 증상이 생기는 것은 나타나지 않은 것이 특징입니다.
호흡기의 기능은 폐가 좌우하는데 폐열이 생기면 목 안과 인후가 건조해지며 갈증을 자주 느끼며 소변을 잘 안 보고 변비 경향이 있고, 폐액이 부족하면 자주 피곤하며 말을 조금 많이 하면 음성이 가라앉고 입술이 마르며 가래가 목에 붙어있는 것 같아 캑캑거려도 떨어지지 않고 생리량이 적고, 폐기가 부족하면 추위를 많이 타며 입안은 마르는데, 갈증을 느끼지 않고 잔기침과 헛기침이 나오고 음성이 변화가 쉽게 오고, 페허가 있으면 탁한 목소리가 나오며 묽은 가래가 나오고 대변을 자주 보거나 묽은 변을 보고 생리량이 많아지고 감기에 잘 걸릴 수가 있습니다.
목소리 변성은 내면의 이상을 알리는 작은 경고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신도 음성이 쉽게 변합니까?
체질은 태어나면서 있고 변하지 않은데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고 체질을 믿지 않아
건강과 멀어지고 있는 당신은
어떤 체질인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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