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를 당하는가? 사기치도록 내주는가?


경제가 풀려진다고 매스미디어에서 떠들어대는것도 벌써 수개월째이고 이제 많은 사람들이 비지니스를 차리거나 혹은 인수하려고 활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번에도 이야기를 했었는데, 적지않은 수의 사람들이 중개인도 중개인의 역활을 하는 변호사도 없이 비지니스를 사고파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갑이 이민 생활중에 귀한 동향 선배를 만났습니다. 물론 한국에선 일면식도 없던 사람이지만, 동향이라는 사실만으로 친밀감을 느꼈기에 선배의 가게를 헐값에 인수했다고 좋아라 했습니다. 동향사람이기에 선배가 가지고 오는 서류에 사인을 하고, 가게를 시작했고, 물론 서류검토, 매상검토등 기본적인 인스펙션은 ‘동향선배’이기에 당연히 하지를 않았습니다. 선배의 이야기는 동향 후배이기에 먹고살라고 헐값에 넘기는것이니 감사는 차후에 돈 많이 벌고서 하라고 했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이죠. 문제는 막상 인수를 하고보니 수입은 동향선배가 말한것처럼 많지도 않고, 그 고마운 동향선배는 지척거리에 똑같은 가게를 하나 더 개업을 한것입니다. 가뜩이나 사업초기에 좌충우돌 하는 와중에 똑같은 가게가 하나 더 생기니 당연히 매상이 떨어질수밖에 없고, 더우기 선배는 이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라 당연히 손님들은 그쪽으로 몰릴수밖에 없습니다. 밤잠을 못이루다 선배에게 항의를 했더니, 그 선배의 하는 얘기는 네 녀석이 애초의 계약을 이행하지 않으니 당연히 나도 살길을 찾아야하지 않겠냐며 되려 나무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계약이행도 하라고 하구요.

그래서, 제가 물어보기를 계약서는 제대로 작성을 하고 읽어는 봤냐고 했더니, 그 사람 말이 동향선배이기에 믿고 사인하라는 곳에 사인을 했고, 현재는 그 계약서 마저 어디에 있는지 찾지를 못한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하는소리가 그 동향선배가 자기를 사기쳤다고 통탄을 하더군요. 물론 사람은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하기에 그 사람의 말이 어느정도까지가 진실인지는 알지를 못하지만, 부동산 중개에 있어서 모든것은 계약서에 따라서 이행이 됩니다. 그리고, 그 계약서 이행에 있어서는 (특히 리스가 걸려있는 경우에는 ) 여러가지 선행 조건들이 있을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인스펙션도 하지를 않고, 더우기 지금은 그 계약서 마저 찾을수가 없다고 한다면, 굳이 그 선배를 탓하기만도 합당하지는 않을것입니다. 본인은 동향 선배이기에 믿고 따랐다고 하지만, 굳이 그 선배도 동향후배를 살갑게 챙겨주고 먹고 살게 보살펴줄 의향이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지않겠습니까? 물론 돈을 떠나서 같은 한국 사람끼리, 더구나 같은 동향사람끼리 서로 살갑게 챙겨주는것은 좋은 일입니다. 저 역시도 부동산 중개인일을 하면서 알게된 지식으로 주변의 사람들을 한푼 받지않고 도와주는 일도 왕왕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이 우선이고, 자신에게 해가 된다면 행하지 않는것이 인지상정 일것입니다. 그 후배는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고 하지만, 그 선배는 충분히 계약서를 작성했고, 상대는 사인을 했기에 당연히 계약서 대로 이행을 하고자하는 것입니다.

상대가 누구건 간에 계약을 할때에는 반드시 전문가를 만나서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물론 처음부터 전문가를 대동하고서 일을 시작하면 좋겠지만, 여의치가 않을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한쪽에서 중개인 혹은 중개인 역활을 하는 변호사 없이 ‘좋은 마음’을 가지고 매매를 하자고 하는경우에는 무언가 알리고 싶지않은것이 있지않을까요? 도대체 거액이 왔다갔다하는데 ‘좋은마음’이 있을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