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2

이날 아들과 함께 상담실을 찾아온 아버지가 아들이 자기는 절대로 술을 끊을수가 없다는 얘기에 한숨을 길게 내쉬면서 레지나… 내가 애가 어릴때부터 술을 끊게 해보려고 별별일들을 다하면서 지금까지 온것이야…그동안 입원치료도 시켜보고 장기요양치료도 해보면서 엄청난 돈을 갖다 바쳤는데 아이구! 이아들이 50이 되도록 술중독이 더심해지면 심해졌지 절대로 치료는 불가능한것 같으니… 참, 나도 이젠 지쳐서 더이상 기대를 할수 없구려! 나는 아들을 바라다보며 아버지의 모습을 보라고하니, 아들은 그래도 양심이 있는지 고개를 푹 수그리고는 레지나 아엠쏘리 나는 술이 없으면 살수가 없어요… 라고 재차 말한다.

그 이후로 이아들은 매주 꾸준히 나의사무실을 찾으며 상담을 해오고 또 이친구가 필요한 베네핏을 찾아주기로 했다.이친구를 정신적인장애자로 분류하고 정부에서 받을수 있는 베네핏을 찾아서 기본적인 먹을것을 해결시켜주고 이참에 아예 정신질환자들이 먼저 들어갈수있는 저소득층아파트 신청서류 작성을 이친구와 함께 했었다. 저소득층아파트 신청하는데 서류가 거의 39장이나 되었다.이친구 담당의사의 추천서, 진료기록, 우리카운셀러의 소견서, 또 시애틀하우징 신청서…등등 아무튼 몇번의 미팅끝에 서류를 완성해서 시애틀하우징에 신청을 해놓고는 그다음엔 무조건 기다려야 했다.서류가 접수가 되었다고연락이 온것은 그로부터 3달후였다. 여러달 동안 나는 술먹고 어디서 자빠져 있을지도 모르는 이친구의 미래의 집을 구해주기 위해 매주 시애틀하우징에 전화를 걸어야 했다.본인들에게 너희가 해야할 일이라고 맡겨놓으면 십중팔구 전화를 제대로한다는것은 소망사항이니까는..

아무튼 시간이 흘러 시애틀하우징에 신청서를 접수한지 2년이 되어가는 어느날 누런봉투에 소식을 담은 시애틀 하우징편지가 내게로 도착을 했다. 본인의 허락이 없지만 두주째 나타나지 않으므로이친구의 허락도 없이 편지를 열어보니 10월9일날 집입주 문제로 인터뷰를 해야하니 아침11시 까지 인터뷰하러 오라는 통보였다.나는 편지의 날짜가 이틀밖에 남지않은터이라 시애틀하우징담당자에게 전화를 돌렸다. 담당자는 월남계통의 여자인듯 싶은성을 가졌다.담당자가 전화를 받지 않아서 멧세지를 남겨놓은후 24시간이 지난후 담당자슈퍼바이저한테서 전화가 왔다.

당담자가 지금 몸이 아파서 당분간 못나온다고… 나는 이때를 핑계로 우리고객인 홈리스00도 지금 독감으로 몸이 움직일수가 없을만치 아프니까 3주만 연기하자구… 마침 요즘 감기를 자기도 앓았다며 내말에 혼쾌히 응해주는 수퍼바이저에게 감사말을 전한뒤 전화를 끝마치고 나는 여기저기 다이얼을 돌리며 내고객 00찾기를 시작했다. 00의 기적적인 시애틀하우징에 입주할수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지난달 몸살감기로 머리에 열이 오르락내리락 하여도 입마개 하고, 머리에 모자 푹 뒤집어쓰고, 아웃리치스페샬리스트와 00를 찾아다녔었다.

3주가 가까이 오는데도 00를 찾을길이 없는 나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입술이 타들어가며 마음이 불안해서 힘이 들었다.아니 도대체 너는 지금 어디로 사라진거냐구?거의 30년이상을 거리로 전전하며 살아가다가 이렇게 집이 생기는 찬스를 놓쳐야 되느냐구? 이 바보야? 어디있냐구? 00의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서 실종신고도 해보았는데 시애틀경찰국에서는 쇼셜넘버 눌러보더니 아주가볍게 어디에 있을텐데… 라며 그리 염려하지 말라는 투다. 하여간 3주를 찾아 무조건 뛰어다녔다.홈리스남자들이 갈만한 프로그램은 다 찾아나섰다. 내게 맡겨진 일은 그대로 다 해내야 하고, 또 시간을 내어서 이친구 찾아나서야 한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마침 잘된 일은 그동안 봉사하던 한인단체에서 손을 뗀 후여서 그나마 거기에 써야할 시간까지 우리고객 베네핏을 찾는데 쓸수가 있어서 나에게는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 결국 인터뷰날까지 00를 찾지못하고 나는 다시 시애틀하우징에 전화를 했다.Well, I am very sorry we needs little more time because I couldn’t find him.내고객이 지금 어디에 있는줄 모르겠으니 조금만 더 시간을 줄수있겠느냐고? 담당자는 내가 사정하는게 딱해보였는지 그래 그럼 내가 2주만 더 기다려줄께.난 연장받은 2주를 또 시애틀 시내와 외곽지대를 헤메이고다니며 00를 찾아다녔다. 비바람은 몰아치고 아직도 회복이 안된 감기때문에 목에서는 피가 날정도로 고통이 오는데 떨리는 몸을 추스려가며 홈리스들이 모여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달려가보았다. 정말 아골 골짜기 같은 곳에도 가보았다.

하버뷰 병원근처의 공터에는 홈리스그룹들이 떼를 지어서 텐트를 쳐놓고 사는데 이곳에는 온갖쓰레기들과 이들이 먹고난 음식찌꺼기에 마시고난 술병, 그리고 팔뚝이든지 다리에 주사놓은 후 버린 주사바늘들, 먹고나서 배설한 배설물들이 우리의 발걸음이 마치 지뢰를 피해다녀야할듯 한것 같이 조심스럽게 걸어가야하는 그런 현대판 아골골짜기 같은 곳을 얼마나 다녔는지… 머리도 아프고 냄새때문에 눈을 찡그려야하니 감기걸리면 가슴에 바르는 VaporRub을 코밑에 쳐바르다가 이것으로 냄새가 가려지지 않아서 라벤다오일을 입술위에 한방울 떨어트린다는 것이 너무 많이 발라서 강한라벤다향에 내윗입술은 마치 몇년전 입술 두껍게하는것이 유행일때 입술 뒤집어 두툼하게 보이는수술한사람처럼 내입술이 부풀어올라서 거울을 보니 과연 당신은 누구신가요? 라고 물어보고싶은 모습이었다.

겨우 연장해놓은 2주간의 시간이 속절없이 가버린 날, 난 시애틀하우징에전화를 다시 해야했다 Is there any other way to save his housing opportunity?대답은 일언지하에 No way!힘들고 어렵게 얻었던 하우징기회가 날아가버린 날, 난 마치 내집을 잃어버린것처럼 허탈한 마음이 되어서 지쳐버렸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 12월이 되도록 00는 소식이 없다.내가 00의 아버지에게 남겨놓은 전화멧세지를 받고서 아버지는 내게로 전화멧세지를 남겨놓았다.Dear ReginaThank you very much your hard work for my son’s benefits. I am really thankful for that but I think he was’t deserved.레지나, 정말로 애를 써주어서 진심으로 감사해!그런데 우리아들이 아직 준비가 안된듯 하구나!정말 고맙다.나는오늘은 그냥 마음이 안타까워서 마음이 아픈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