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볶음과 신김치국 #2

워낙에 씩식한 나의 성격은 병이 와도 엄청 긍정적이라 곧나을꺼야! 라며 나를 최면시키며 병을 이겨냈기에 이번에도 너무 아프긴 하지만 괜찮을꺼야! 라고 주문을 외워보았다, 하지만  어쩐일인지 몸아픈게 쉽게 회복이 되지 않는다. 

밤새도록 기침을 하고, 머리가 흔들릴 정도로 아프고, 따라서 눈까지 통증이 와서  일주일간 아예 드러누웠다.
어찌나 아프던지 아예 침대에서 일어나질 못하고 그냥 널브러져 있었다. 
그래도 회사일을 그냥 놓아둘수가 없어서 시간을 내어서 전화로 직원들과 일을 하였다. 그러는 내가 안쓰러운지 집가까이 사는 직장동료 두명이 자기들이 할수있는 치킨슾과 샐러드, 그리고 케스롤을 해가지고 와서는 먹고 힘내라고 집안에 들어오지도 않고 문앞에 두고 갔다, 하지만  아프면 얼큰한 국물이 있는 한국음식이 더먹고 싶어지는 것을 미국친구들이 알턱이 있으랴…
일주일간을 죽도록 앓다가 다시 사무실로 출근을 하는데 아침7시부터  버스를 타고 시애틀 다운타운거리를 걷다보면 시애틑다운타운의 공기가 얼마나 차가운지 태평양바다로 부터 불어오는 차가운 겨울바람이 매섭게 불어와서 내몸을 삼킬듯이 감았다.
이런날이면 사무실까지 걸어가는 서너블락의 거리가 십리나 되는 듯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결심을 했다! 먹고 싶지 않아도 무조건 먹자!
무조건 결심을 한날, 먼곳에서 이사온000한테서 전화가 왔다. 우리 맛있는것 먹어요!
나는 무조건 먹겠다고 결심을 한터라 000의 전화가 무조건 반가웠다. 그래서 회사에서 반나절을 겨우 버티고는  1시 점심식사에 맛있는것 먹자는 000를 만나러 갔다. 
그리고는 우리가족이 즐겨 가는 일식집에서 음식을 시켜서 먹으며 그 친구의 기분좋은 얘기도 함께 덤으로 듣고서는 그날밤 조금 기력이 회복되었었다.
이미 집안냉장고안에는 음식재료들이 다떨어졌지만 나는 겨우 기운을 내서 사무실출퇴근을 하는중이라 그로서리를 봐야하는 일이 너무나 힘에 버거워서 그냥 며칠을 보냈었다. 

몸이 아프면 입맛이 달아나버려서 사먹는음식도 별로고 우선은 음식점에 가서 앉아있을 생각자체가 피곤해져서는 그냥 집에 있는것으로 해결해보려구 집에 냉장고를 열어보니 신김치 반병과 콩나물 반봉지, 양파두개와 우리집뒷곁에 아직도 남아있는 들깨 부쉬에  달려있는 작은 깻잎들이 보였다. 음… 뭘해먹지? 아니 재료도 없는데 뭘해먹냐고 고민하는 내가 좀웃긴다 싶지만 그래도 뭘해야 먹지? 
오케!
양파 볶음과 신김치 콩나물국을 만들기로…
우선 물을 올려놓고 국물멸치를 후라이팬에 살짝볶아서 비린내를 제거해주고 물이 팔팔 끓는데에다 다듬은 멸치를 넣고, 다시마로 국물을 우려낸다음 신김치를 송송썰어 국물과 함께 끓이면서 지난번 코스코에서 사다가 다져서 얼려놓은 마늘 한스픈을 넣고 콩나물을 넣고는 한소큼 끓여냈다.콩나물 김칫국을 끓일 때는 뚜껑을 열고 끓여야 비린내가 나지않는다.
시원한 신김치콩나물국을 한스픈 떠서 먹어보니 아픈목이 시원해지는것이 감칠맛이 좋다.

멸치는 지난 번  통영에서 이곳에 다니러온  지인이 선물로 사다주신것을 시간이 돼는데로 깨끗이 다듬어두었었다.
그리고는 양파를 껍질을 벗겨 다듬을 때 양파가운데 심지를 뽑아내면 매운맛은 있어도양파를 벗길때 눈물이 나지를 않는다.  양파 가운데 심지에는 강렬한 신맛이 나는곳인데 그신맛이 공기와 접촉을 하면서 매운맛을 내게 되기때문에 양파를 반으로 가르기전 가운데 심지를 뽑아내면  양파를 벗길때 눈물이 나지를 않는다.
잘라낸 양파를 볶기전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약간 달군데에다 양파를 넣고 항상준비해둔 우리집 간장( 갖은야채와 과일를 넣고 며칠간 다린 간장)을 넣고 간을 보아가면서 굵은 고추로 간을 하고 어느정도 양파가 익은듯하면 후춧가루를 살짝 뿌려서 매운맛을 더해준다.)

양파에는  알리신이라는 항산화 물질이 있어서 노화방지와 암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양파에는 단백질이 많고 체지방을 분해하고 지방이 우리몸에서 흡수되는것을 막아주는 아주 좋은 다이어트음식이다.
또한 양파에는 바슬케트라는 성분이있어 우리의 뇌를 건강하게 도와주는 역활을 하기 때문에 특별히 기억력이 더욱 필요한 분들에게는 좋은 음식이다.
나는 음식을 하기 전, 아니 시간이 되는대로 음식사전을 많이 읽는다. 그래서 많이 배운다. 
그리고 내가 아는 음식 지식들은 여러가지 방법들로 사람들과 함께 나눈다. 
우리사무실에서 하는 쿠킹테라피 교육, 그리고 우리 카운셀러들을 상대로 한달에 한번씩 쿠킹교실이 있다. 내가 홈리스가족들을 상대로 가르치는 쿠킹테라피는 회사의 지원이 거의 없이 내가 이들을 위해서 일주일에 두시간씩 할애하여 그들과 세상과의 연결고리역활을 하는것이다. 쿠킹을 하면서 말을 하게되고, 쿠킹을 해야하기에 목욕도 하고, 옷도 깨끗이 입고 오게 하고, 청결하게 하는 훈련도 시키고, 쿠킹교실에 오는 이들에게 한없는 칭찬으로 이들의 영혼을 사랑으로 깨운다.
내가 아플때 치킨슾으로, 캐스롤로, 또는 맛있는샐러드로, 그리고 먼데서 찾아와 맛있는 일식음식을 사주고 간 친구들에게 감사하단 말을 하고 싶다.

세상엔 어려운일도 많지만 생각해보면 감사한일이 더 많다 .
요즈음은 매일 3가지 감사한일을 적어본다.
아침에 일어날수있어서 감사하고, 
 태평양 바닷바람이 차게 느껴지니 아직 느낌을 가질수있어서 감사하고, 
일이 너무 벅차니 쉬는날이 있어서 감사하고,
아침에 운전을 하지않고 오니 쉴수가 있어서 감사하고, 
 매일 3가지씩 감사하기로 생각하니 이렇게 고생시키는 감기란 놈도 있어서  다른 아픈이들의 고통도 생각할수가 있어서 감사한 날이다. 
오늘저녁  시시한 재료로 훌륭한건강음식인 신김치콩나물국과 양파볶음을 만들어 먹을수있어서 감사한 우리집 디너 메뉴.
온통 감사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