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닥터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저희 병원에 내원하시는 환자분들 중에서 교통사고를 당해서 내원하시는 분들의 약 10% 정도는 사고 이후 운전을 하거나 차량에 탑승하는 것 만으로도 심한 불안과 호흡곤란 또는 두려움 등의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십니다. 처음에는 이러다 말겠지 하고 그냥 견뎌 보시는데, 몇 달이 지나도록 전혀 개선되지 않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의 대표적인 증상들이며, 몸에 생긴 부상과 마찬가지로 적극적인 정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교통사고 이외에도 자연재해나 화재 또는 전쟁 등 큰 사건을 겪은 뒤에 나타나는 정신적 질환입니다. 교통사고를 당하신 분들의 경우 옆이나 뒤에서 다른 차량이 가까이 다가오거나 앞차가 갑자기 속도를 줄이면, 갑자기 사고 당시의 기억이 떠오르며 정신적 고통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본인의 정신과 신체가 아직도 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모든 에너지가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의 신체는 주변 환경이 혹시라도 위험한 상황이 아닌지 부지런히 살피고 벗어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무의식 중에 교감신경을 활성화 시키게 됩니다. 그 결과 심장의 박동은 빨라지고 동공은 확장되며 호흡은 가빠지고 손이나 발이 떨리게 됩니다. 결국 충분한 휴식과 수면이 어렵게 되고 심신은 점점 지쳐가게 됩니다. 나중에는 차량 탑승할 때 이외에도 일상생활 또는 직장생활에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다고 모든 분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것은 아니지만 평생 유병률이 6% 정도이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문가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원인으로 심리적, 환경적 요인인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또한 신경계나 내분비계 이상과 같은 생물학적 요인 또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초기 증상은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은 가벼운 신체적 증상과 불안감 등이 있으나, 증상이 심한 경우사건과 관련된 상황 회피, 악몽, 환청, 환각 등이 나타나며 중증으로 발전되면 공황장애, 충동조절 장애, 우울증, 기억력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신체에 생긴 질병도 환자와 의사가 함께 노력하면 잘 치유되는 것처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역시 초기에 전문의의 상담과 치료를 병행하면 충분히 극복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자가진단법을 소개하며 이번 컬럼을 마치겠습니다.

□  사고 후 지나치게 놀랄 때가 많아졌다.

□  당시 상황이 꿈에 나오는 등 사고 재경험을 겪은 적이 있다.

□  사고가 발생한 때와 비슷한 환경을 피한다.

□  불안이나 초조, 가슴 두근거림과 같은 증상이 있다.

□  한 달 이상 불면증이 이어진다.

□  작은 일에도 크게 화가 난다.

이 중 세 개 이상 체크 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의심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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