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와 관절 통증

안녕하세요. 굿닥터 카이로프랙틱의 김병성입니다.
지난 주말 서머타임이 끝남과 함께 가을이 더욱 깊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가을은 청명한 하늘과 멋진 단풍으로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시애틀의 경우에는 비록 흐리고 비가 잦긴 하지만 그래도 차분하면서도 커피 향기가 어울리는 멋진 분위기가 있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변덕스러운 날씨로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듯해서 아쉽기도 합니다.

비가 오고 날씨가 흐리면 ‘뼈 마디가 쑤시고 아프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시애틀의 가을과 겨울은 매우 혹독한 계절임에 틀림 없습니다. 날씨와 질환 사이의 상관 관계에 대한 관심은 히포크라테스가 기록한 BC 4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때부터 현재까지 날씨가 관절염과 같은 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있었으나, 아직 확실한 결론은 없습니다.

날씨 변화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질환으로는 류마티스 관절염, 골관절염, 요통, 통풍, 섬유근통, 환상팔다리통증, 흉터의 통증, 두통, 삼차신경통 및 기분장애에 의한 통증 등이 있습니다. 이중에서 날씨와 통증 사이의 관계 연구는 주로 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며, 일반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는 관절은 무릎, 어깨, 엉덩이 및 손가락 관절입니다.

여러 연구를 통해서도 관절염성 통증과 날씨의 관련성에 대한 확실한 결론은 나지 않은 반면, 다른 질병과 날씨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연구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예를 들어 359명의 통풍 환자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연구에서 다른 계절보다 봄에 통증을 더 많이 느낀다는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혈액 순환 기능이 떨어지면서 근육, 힘줄, 인대가 수축하고, 이로 인해 관절염과 디스크 환자가 늘어납니다. 갑자기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액 순환이 안 되는데, 질환이 있는 관절 부위로 공급되는 혈액양이 줄어들면 근육이나 인대가 수축해 통증이 심해집니다.

날씨와 관절염은 과학적으로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외부 온도가 떨어질 때, 상대적으로 습도가 높아질 때 관절은 통증을 느끼게 되며, 관절의 경직(굳는 느낌)이 더 증가한다는 많은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 통증은 류마티스 관절염 뿐 아니라 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일으키는 골관절염, 그리고 온 전신의 관절통 및 근육통을 호소하는 섬유조직염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습한 날씨는 저기압으로 외부기압이 낮아져서 맑은 날 평형을 이루고 있던 관절 내부의 압력이 깨지면서 상대적으로 관절 내부의 기압이 팽창돼 염증 부위가 부어오르고 통증이 심해집니다. 추운 날씨는 열량 소모를 줄이기 위해 혈관이 수축되고 근육이 굳어지며 관절조직이 위축되면서 관절 주위를 비롯한 여러 근육이 뭉쳐 관절의 통증과 경직이 악화되기 쉽습니다.또한 기압의 변화는 일시적으로 몸의 압력을 불균형하게 하고 신경말단을 민감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에서는 관절에 염증이 생기고 관절액이 증가하며 주변 조직을 압박하게 됩니다. 기압이 떨어지면 조직에서 염증이 더 잘 생기며, 이는 더 심한 통증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뼈 마디가 쑤시고 아프다는 것을 구분해보면 관절통과 관절염 그리고 근육통이나 연부조직 류마티즘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관절통이라 함은 관절의 통증을 느끼는 환자자신의 주관적인 느낌인 반면, 관절염은 실제로 관절이 부어오르거나 눌러서 아프고 관절을 마음껏 움직일 수 없으므로 이러한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또한 근육통이나 점액낭염, 건초염 등의 질환이 관절염으로 오인되어 많은 불편을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짚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