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 회계사 – 은퇴 생활비, 얼마나 들까

많은 분들이 은퇴문제, 구체적으로는 은퇴한 다음에도 은퇴 전의 생활수준을 유지하려면 얼마 정도의 돈이 필요할까 하는 부분입니다.

은퇴 기간 중의 수입은 대부분 은퇴 전보다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2년전 조사에 따르면 미국 은퇴자의 수입은 은퇴 전보다 약 40% 적다고 합니다. 수입이 준다면 생활비도 그에 맞춰 줄여야 한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은퇴를 해도 마찬가지겠지요.

은퇴 후 생활비는 이렇게 대부분 줄어들기 마련이니 은퇴 전 수입의 70% 정도만 있어도 충분하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무리가 조금 있어 보입니다.

수입에 지출을 맞췄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은퇴 전 생활수준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분들에게는 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습니다.

게다가 은퇴를 하면 생활비는 오히려 늘어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돈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일할 때보다 훨씬 더 늘어나기 때문이란 것이지요. 이런 사람들에 따르면 은퇴 수입은 은퇴 전보다 적어도 130%는 되야 한다고 합니다. <링크 바로가기: https://www.marketwatch.com/story/youre-probably-going-to-need-a-lot-more-than-you-think-to-retire-2018-09-06>

어떤 주장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분명한 게 있습니다. 생활 패턴은 사람마다 다르고 씀씀이에 따라 얼마가 필요한지를 알 수 있다는 사실말입니다.

일률적으로 이 정도는 가져야 한다는 주장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은퇴 전 수입의 몇 퍼센트’ 같은 얘기보다는 스스로 은퇴 예산을 짜 보는게 더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은퇴 예산을 짜려면 은퇴 소득을 예측해 봐야 합니다. 소셜연금 (한국에서라면 국민연금)이나 직장연금 예상 수령액에다 투자소득을 합하면 소득의 규모를 잡아 볼 수 있겠지요.

그 다음 작업은 지출 그러니까 돈 쓸 곳에 대해 점검하는 일입니다. 필요한 생활비는 물론 의료비나 여가비용 등등도 빠트려선 안됩니다.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이런 지출도 덩달아 늘고 있는 추세니까요.

이렇게 수입과 비용을 잡아보면 돈이 얼마나 남을지 또는 모자랄 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쓰고도 남을 만큼 수입이 있다면 아주 다행입니다만 모자란다고 계산이 나올 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낙담해야 할 까닭은 없습니다. 어떻게 그 부족한 부분을 메꿀 수 있을까, 고민해 보려고 예산을 짜고 있는 것이니까요.

은퇴 전이라면 먼저 은퇴 생횔비 중에서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없는가 살펴 봐야 합니다. 절약하는 부분만큼 은퇴 생활비를 위한 투자 재원이 늘어나는 셈이 되니까요.

 이미 은퇴를 했다면 줄일 수 있는 생활비는 줄이고 그래도 모자라면 수입을 늘리는 방법을 모색해 봐야겠지요. 파트타임 일을 하거나 아니면 자녀들의 도움을 받아서 해결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원하는 삶을 은퇴 후에도 누리기 위해서 얼마만큼의 돈이 필요한가를 살피려면 은퇴 생활비 예산을 짜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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