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윤 변호사의 <법률상식 생활상식> (25)

유언장 작성시 건강한 정신상태 중요… 유언자가 사리분별 명확해야 유효

(문) 어머니께서 지난달 돌아가시면서 상당한 유산을 남기셨습니다. 어머니는 원래 5년 전 작성한 유언장을 통해 재산 모두를 2명의 자녀에게 절반씩 나눠주기로 정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6개월 전 갑자기 기존의 유언장을 폐기하고 어머니와 가까이 지내던 남자 친구에게 재산 전체를 남기도록 하는 새로운 유언장을 작성하셨습니다. 어머니 생전에는 이 유언장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최근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약 1년 전부터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등 약간의 치매증상을 앓고 계셨습니다. 이 경우 새 유언장의 효력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자녀들이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는지요.

(답) 지난 번에 살펴본 대로 유언장이 제대로 효력을 갖기 위해 갖춰야 할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유언자(testator)의 유언능력(testamentary capacity)입니다. 유언장 작성시 유언자의 정신상태(sanity)는 유언능력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유언자가 정신상태의 문제로 유언능력을 상실하는 가장 전형적인 사례는 유언자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을 경우입니다. 정신질환으로 인해 유언자가 망상에 사로잡혀 있거나 사리를 제대로 분별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작성된 유언장은 상속재판(probate)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유효하지 않은 것으로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경우 유언장 자체가 형식적인 조건 (증인을 2명 세우고 제대로 집행된 경우)을 모두 갖추고 있더라도 무효화 될 수 있습니다.

고령의 노인들이 많아지고 그에 따라 알츠하이머나 치매 등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노인성 질환자가 늘어나면서 유언장의 유효성에 대한 이의제기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신질환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법원의 판단에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은 (1) 이 같은 질환이 유언자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쳤고 (2) 그로 인해 그 영향이 없었으면 하지 않았을 결정을 유언자가 하게 되었는가 하는 점입니다.

따라서 위의 질문자가 문의한 내용의 경우, 어머니의 치매 증상이 어머니가 새 유언장을 작성하는 과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또한 남자 친구를 재산상속자로 결정한 새 유언장이 치매의 영향을 받은 결과인지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어머니가 새 유언장을 작성했지만 그 내용이 기존의 유언장을 크게 뒤엎는 것이 아니고 기존의 것을 약간 수정하는 것에 불과했다면 새 유언장에 대한 이의제기가 성공할 가능성은 적어집니다. 하지만 위의 사례처럼 치매 상태에서 작성된 새 유언장이 기존의 내용을 완전히 뒤엎는 것이고, 그로 인해 어머니의 자녀들이 상속대상에서 제외 (disinherited)되었다면 자녀들의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커지게 됩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머니의 치매증상과 새 유언장의 인과관계입니다. 자녀들의 입장에서는 치매증상이 원인이 되어 새 유언장이 그 결과물로 나온 것이라는 점을 입증하거나, 직접 입증하지 못해도 최소한 그럴 개연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법원에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치매 여부와 관계없이 이의제기에 실패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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