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윤 변호사의 <법률상식 생활상식> (22)

유언장 작성 후 이혼, 전 배우자는 상속 제외되지만 분쟁 가능성 있어 변경 중요

(문) 오래 전 유언장을 작성하면서 당시 배우자 앞으로 대부분의 재산이 돌아가도록 정해두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배우자와 사이가 악화되어 결국 지난해 합의이혼을 했습니다. 이혼 후 경황이 없어 지금까지 과거의 유언장 내용을 바꾸지 않았는데, 혹시 내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면 유언장에서 전 배우자 앞으로 남기려던 재산은 누구에게 분배되는지요. 이혼한 후 전 배우자와는 거의 연락을 하지 않고 있으며 내 재산이 그 사람에게 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유언장을 다시 작성해야 하는가요.

(답) 유언장을 통해 배우자에게 재산을 남기기로 한 후 그 부부가 이혼했을 경우 배우자에게 재산을 전달하도록 정해놓은 유언장 규정은 취소(revoke)됩니다. 워싱턴 주를 비롯한 대부분의 주에서 이혼한 배우자는 상속법상 이혼하는 시점에 사망한 것으로 간주되며, 전 배우자는 상속재산을 받을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이 경우 유언장 전체가 무효화 되는 것은 아니며 전 배우자 앞으로 재산은 남기겠다고 한 부분만 무효로 해석됩니다. 따라서 위의 질문자의 경우 유언장을 다시 작성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재산이 전 배우자에게 넘어가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만약, 유언장에서 “이혼 여부와 상관없이 주겠다”라는 식으로 특별히 상속과 이혼의 관계에 대해 달리 정해 두었다면 예외적으로 이혼한 배우자에게 상속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의 사례와 상황이 약간 달라지면 어떻게 될까요. 예를 들어 부부가 충분한 기간 별거를 한 뒤 이혼하기로 합의하고 법원에서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내일이 법원에서 최종 이혼 선고를 하는 날인데 갑자가 배우자 중 한 사람이 오늘 사망했습니다. 이들 부부도 과거 유언장을 통해 서로에게 모든 재산을 남기도록 정해두었다면 생존한 배우자는 그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입니다. 상속법상 유언장의 내용이 무효가 되려면 부부가 이혼 절차를 완전히 끝내야 합니다. 부부가 이혼에 완전히 합의하고 법원의 최종 판결만 남겨놓고 있다 하더라도 법원 판결이 나기 전까지 부부 관계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과거 유언장을 수정하지 않은 채 남겨두었고 완전 이혼 이전에 한 배우자가 사망한다면 유언장을 통한 재산상속은 유효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 다른 사례로 만약 한 사람이 과거에 유언장을 통해 배우자뿐 아니라 배우자의 가족 및 친척들에게 재산을 남기는 것으로 정해놓았다고 하겠습니다. 이 부부가 최근에 이혼했다면 전 배우자의 가족 및 친척에게 주기로 한 상속재산은 어떻게 분배될까요. 위에서 살펴본 대로 배우자에게 남기기로 한 유산상속은 당연히 무효가 됩니다. 그러나 배우자의 가족이나 친척 앞으로 되어 있는 유산 상속 규정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간주될 것입니다. 따라서 유언자가 과거 유언장을 폐기하거나 다시 작성하지 않는 한, 전 배우자의 가족 및 친척이 재산을 물려받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끝으로, 이혼한 부부 중 한 사람이 전 배우자 앞으로 재산을 남기기로 하는 유언장을 새로 작성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는 위의 사례들과 반대로 유언장의 규정대로 전 배우자가 재산을 물려받게 된다.

위에서 살펴본 것 같이 유언장을 작성한 후 이혼할 경우, 본인의 의도와 다르게 재산이 상속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유언장을 상황변화에 따라 변경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문의 (425) 628-0811, daniel@theyoon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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