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상식 생활상식 – Q. 시애틀에 단독주택을 렌트해서 살고 있는 소규모 자영업자입니다.

렌트비 내기 어려울 때 주인과 적극 대화해야…합의 내용을 반드시 문서로 만들어야 안전

 Q. 시애틀에 단독주택을 렌트해서 살고 있는 소규모 자영업자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비즈니스 운영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인데 소득이 비즈니스 운영 뿐만 아니라 살고 있는 집에 대한 렌트비가 걱정입니다. 이미 4월초에 내야할 렌트도 주인에게 사정하여 연기해 놓고 있는 상황인데 이번 사태가 오래 지속될 경우 대책이 없습니다. 주인이 두달은 양해해 준다고 해도 이상은 어려울 같은데 혹시 집에서 쫓겨나지는 않을까 정말 걱정입니다.

A. 거의 모든 주거용 임대차 계약 (lease agreement)에는 세입자 (tenant)가 렌트를 내지 못할 경우 집 주인 (landlord)가 세입자를 쫓아낼 수 있다는 규정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집 주인의 입장에서는 렌트를 받는 것이 세를 놓는 것의 목적인데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세입자를 내보낼 수 밖에 없겠지요. 이처럼 집 주인이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한 법적 조치를 퇴거 (eviction)이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집 주인은 세입자가 렌트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경우 서면으로 “pay-or-vacate”, 즉 렌트를 내든지 집을 비우라는 통지를 보냅니다. 그 통지 이후에도 세입자가 여전히 렌트를 내지 못할 경우 법원 등을 통한 보다 적극적인 퇴거 조치에 나서게 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수많은 세입자들이 렌트를 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지난 3월18일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는 모든 주거용 세입자들에 대해 집 주인이 퇴거 조치 및 법적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지명령 (moratorium)을 내렸습니다. 이번 정지명령은 모든 퇴거 명령을 30일간 진행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단 4월17일까지 모든 주거용 세입자들은 렌트를 내지 못하더라도 집 주인으로부터 퇴거 통보를 받지 않게 됩니다. 단, 이번 정지명령은 비즈니스 리스 계약 관계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주 정부의 정지명령에 추가로 일부 카운티 또는 시에서는 보다 강화된 정지명령을 내려 놓고 있습니다. 킹 카운티의 경우 주거용 세입자 퇴거조치를 60일간 진행할 수 없으며 킹 카운티 셰리프는 이 기간동안 집 주인들이 퇴거절차를 진행하더라도 이를 집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시애틀 시의 경우 퇴거조치 정지대상을 주거용 세입자 뿐 아니라 비즈니스 세입자들에게 확대해서 적용하고 있습니다. 주 정부 차원에서 정지명령이4월17일 이후로 연장될 가능성이 적지 않지만 실제로 연장될지 여부는 필자가 이 칼럼을 쓰는 지점까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퇴거 조치가 30일 또는 그 이상 계속된다 하더라도 무한대로 지속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한 그 기간동안 렌트를 내지 못했다면 그 렌트에 대한 페이먼트가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밀린 렌트에 대해 페널티와 이자 등이 붙어서 더 많은 액수를 한꺼번에 내야할 수도 있습니다. 더욱이 퇴거 조치 정지명령이 해제된 다음에 집 주인이 실제로 퇴거 조치를 취한다면 세입자는 방어할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지난 주 비즈니스 렌트에 대해 설명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주거용 세입자들이 렌트 지불에 어려움이 있을 때 가장 우선 해야할 일은 집 주인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는 것입니다. 너무나 많은 세입자들이 이 같은 대화를 진행하지 않거나. 효과적으로 진행하지 못해 어느 날 갑자기 집 주인으로부터 소송 서류를 받습니다.

집 주인은 렌트를 꼬박꼬박 받는 것이 목적인데 현재 세입자가 나갈 경우 빨리 다른 세입자를 구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새 세입자가 빨리 나타날지 확실하지 않을 뿐더러 새로 구한다고 해도 그 사람이 렌트비를 문제없이 잘 낼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현재 세입자를 내보내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고자 해도 거기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지금의 세입자를 잘 유지하면서 렌트를 가능한 잘 받는 것이 일단은 가장 유리합니다. 집 주인 입장에서도 대화를 진행하고 거기에 응할 동기가 크다는 것입니다.

비즈니스 렌트와 마찬가지로 집 주인과의 대화는 전화통화 등 구두로 하지 말고 편지, 이메일 등 문서 (written)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서를 이용한 대화를 통해 렌트에 대한 감액, 유예 등을 진지하게 의논해야 하며 감액 또는 유예된 금액을 이후에 어떻게 지불 또는 면제받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잘 의논해야 합니다. 이렇게 합의된 내용에 대해 문서로 만들어 놓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집 주인과 대화, 협상, 문서화 과정은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문의 (425) 628-0811, daniel@theyoon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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