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 대학 학자금 부담 줄이기 전략 (16)

세금을 내야하는 대상이 되는 소득, 즉 과세대상소득(taxable income)이 적을수록 학자금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벌어들이는 소득의 크기 자체를 줄일 수 없다면, 소득에 대해서 비용 (expense)으로 처리되는 항목 또는 소득공제 (deduction)가 되는 항목을 활용하여 조정 후 소득 (adjusted gross income, AGI)을 낮추는 것이 과세대상소득을 줄이는 방법이다.

연방 세금 보고 양식 1040에 나오는 대표적 비용 항목으로는 교육계 종사자 비용, 일부 비즈니스 및 아티스트, 정부기관 종사자 비용, 이사 비용 등을 들 수 있지만 이 같은 비용을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의 비율을 그리 높지 않다. 반면 공제 항목으로는 의료저축계좌 (HSA) 공제, 교육자금대출이자 공제, 자영업자 소득세 일부 공제, 자영업자를 위한 연금계좌 (SEP) 공제, 자영업자 건강보험 공제, 개인은퇴계좌 (IRA) 공제 등 다양한 항목이 있으며 이 항목들은 일반적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에 그만큼 활용될 여지가 높다.

소득에 대해 비용 또는 공제가 적용되는 원리는 간단하다. 어떤 사람이 연 10만 달러의 소득을 올렸다고 가정하자. 만약 이 사람이 위에서 언급한 소득공제 방법 중 한 가지를 이용하여 1만 달러의 소득을 공제 받았다면 이 사람은 총 소득 10만 달러에서 공제액 1만 달러를 뺀 9만 달러가 과세대상소득이 된다. 이 사람의 소득이 1만 달러 줄어든 만큼 정부에 지불해야 할 세금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소득 공제를 위해서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방법 중의 하나는 은퇴계좌를 개설하고 그 계좌에 돈을 넣는 것이다. 비즈니스 소유주의 경우 앞서 소개한 SEP 등을 활용할 수 있고, 다니는 회사에서 은퇴연금저축 혜택을 제공하는 경우 401(k)나 SIMPLE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 소득 공제를 받고자 할 경우 개인은퇴계좌 (IRA)를 활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은퇴 계좌들은 해당 연도의 과세대상소득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예를 들어 학부모인 48세의 아버지와 46세의 어머니가 각각 IRA 계좌를 열고 1인당 IRA 연간 불입한도액인 $5,500을 불입한다면 총 $11,000의 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그만큼 소득세를 줄일 수 있다.

IRA를 비롯해 SEP, 401(k) 등 은퇴 계좌 불입액이 공제대상이 되어서 조정 후 소득 (AGI)을 낮추고 실제 내야할 세금액수를 줄이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학자금 지원과 관련해서는 약간의 변수가 있다.

FAFSA 등 양식이 학생의 가정의 소득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서 기준으로 삼는 소득은 1040 양식의 AGI인 것은 맞다. 그리고 AGI는 총 소득에서 IRA 등을 공제한 후 계산되는 것도 맞다. 그러나 대학 학자금 지원 여부를 계산함에 있어서 각 대학은 IRA 등 은퇴계좌에 불입해서 공제 받은 돈을 다시 AGI에 합산한 숫자로 해당 가정의 소득을 고려한다.

예를 들어 위에 예를 든 가정의 부모님의 총 소득이 11만1,000 달러이고 부모님이 IRA 계좌에 총 1만1,000달러를 불입했다고 할 경우, 1040 양식상의 AGI는 10만 달러가 된다. 하지만 각 대학에서 고려하는 이 가정의 소득은 공제 받은 1만1,000달러를 다시 합산한 11만1,000달러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은퇴계좌에 해당 연도에 불입한 돈은 AGI에 다시 합산이 되며, 이는 IRA 뿐 아니라 SEP, 401(k) 등 모든 은퇴계좌 불입금에 공통으로 적용된다.

그렇다면 IRA 등 은퇴계좌에 돈을 넣는 것은 의미가 없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오’이다. 은퇴계좌에 돈을 적립하는 것은 당장의 세금 공제 혜택이 있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은퇴를 대비해 투자나 저축을 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다만, 학자금 지원 서류 작성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소득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은퇴 계좌에 돈을 넣은 방법은 가정분담금(Expected Family Contribution, EFC)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대니얼 윤 변호사. AMI College Consulting 대표. 문의 (425) 628-0811, goodfriend@amicollegeconsulting.com